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테슬라 모델S가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급정거하며 8중 충돌사고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미국 정부가 사고 조사 결과를 최근에 공개했는데, 모델S 차량이 사고 발생 몇 초 전에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기능을 활성화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 등 운전 보조 기능은 다양한 교통 상황에서 빠른 판단 및 능숙한 대처로 운전을 더욱 편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이런 기능을 지나치게 신뢰한 나머지 운전자의 주의력과 집중력이 오히려 흐트러지고, 최악의 경우에는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은 아직 ‘베타’ 단계임에도 일부 나라에서는 도로에서 사용이 가능해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한 채 운전자가 방심한 상태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운전자는 완전자율주행 베타 소프트웨어가 처리하지 못한 긴박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 내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8중 충돌사고 상황도 이런 사례였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사고 차량인 모델S는 가장 왼쪽의 차선으로 급하게 이동한 뒤 급정거하며 8중 충돌사고를 일으켰고, 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CCTV 녹화 영상에는 모델S가 급정거할 만한 요소가 전방에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테슬라 차주들이 종종 호소하는 ‘팬텀브레이킹’ 사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팬텀브레이킹은 오토파일럿 및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이 이유 없이 급정거하며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현상이다.
사고 운전자는 당시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기능을 사용해 주행 중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최근 미국 정부에서 해당 진술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하는 자료를 공개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정부는 조사 보고서에서 충돌 30초 전에 완전자율주행이 활성화됐음을 밝혀냈다. 해당 자료에서는 또한 사고 차가 갑자기 시속 11km로 속도를 줄였다고 밝혔다. 이는 고속도로 한가운데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아직 테슬라 측은 팬텀브레이킹 현상에 대한 원인 및 해결책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국(NHTSA)에서는 이와 관련해 이미 테슬라 차주들로부터 접수된 수백 건의 민원을 조사하고 있으나, 테슬라 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는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
조윤주 기자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