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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지난 16일 ‘병원비 청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47개까지 확보했다. 이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기존 손해보험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와 동일한 맥락이다.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는 ‘병원비 청구 서비스’는 카카오페이 안에서 간편하게 제휴병원의 서류를 받고 제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총 47개 대형 종합병원에서 받은 진료 내역을 확인하고 병원비 청구를 진행할 수 있게 했다. 대상 종합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한양대학교병원, 중앙대학교병원 등이다. 2년 동안 진료 내역을 확인하고 병원비 청구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는 보험 가입자가 병원 진료 후 곧바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이 의료비 증빙 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으로 전송하는 것이다. 보험 가입자가 병원에서 진료비를 지급한 후 보험금 청구서류를 작성하고 필요서류(영수증, 진료비 세부내역서 등)를 구비해 보험회사에 방문, 팩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청구하고 있다.
실손보험금 청구는 진료 받은 병원에서 서류를 발급받는 절차 외에도 전자우편, 팩스, 방문 등을 통해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2021년 소비자 단체 녹색소비자연대 등이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2%가 보험금 청구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기존 보험금 청구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월15일까지 카카오페이로 47개 대형 종합병원 병원비를 청구하는 사용자에게 최초 1회에 한해 소정의 카카오페이포인트를 지급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카카오페이의 병원비 청구 서비스는 기본 영수증 이외에 입퇴원확인서나 진료확인서 등 보험사에서 요청하는 추가 제증명서류를 모바일로 간편하게 발급 신청하고 제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서류 발급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확대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료계 반대 때문이다. 의료계는 만약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도입될 경우 심평원이 진료 기록을 모아 빅데이터를 구성하고 이를 분석해 비급여 항목에 측정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이 때문에 청구 간소화는 찬성해도 심평원을 병원과 보험사의 중계기관으로 세우는 데는 반대하는 것이다.
반면 보험업계는 심평원을 반드시 실손보험 청구 중계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간 중계업체는 수익성 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 사업 안전성이 낮고 병원이 개업하거나 폐업할 때 투입되는 유지·관리 비용이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청구 전산화 도입 시 개인정보 보호나 이용 편의성, 안정성, 지속성, 비용 효과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계기관을 심평원으로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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