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임기 중 업무용 신용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나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19년 초부터 4년간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업무용 카드로 2760만 헤알(약 67억원)을 사용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달리 재직 중 업무용 카드의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았고, 지난해 8월에는 사용내역을 100년간 비공개로 한다는 명령까지 내렸다. 그러나 지난 1일 취임한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비공개 조치를 해제하면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카드 사용내역이 드러났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개인 비용을 업무용 카드로) 단 한 푼도 청구한 적이 없다”고 몇차례 주장했으나, 그는 재직 마지막 해를 제외하고 매년 휴가 기간에 업무용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이 업무용 카드를 보좌진 21명과 함께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용 카드는 원래 출장 비용 지불이나 소액 혹은 긴급 구매에 쓰도록 돼 있다. 그러나 사냥·낚시·스포츠 기구 구매, 침대 시트 구매 등에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매체들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아이스크림 구입에 240만원을 쓰고, 음식점에서 하루에만 2600만원을 쓴 적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유소 한 곳에선 1700만원을 쓴 것으로 돼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다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가 쓴 업무용 카드 청구액이 현 대통령인 룰라의 첫 임기인 2003∼2006년에 쓴 것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두 차례 브라질 대통령을 지냈고, 이번 대선 승리로 12년 만에 다시 대통령직에 오른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다. 룰라 지지자들은 이에 대해 “룰라의 업무용 카드 사용 내역 대부분은 해외 출장 숙박비”라고 반박했다.
한편 보우소나루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해 재선에 실패한 뒤, 룰라의 취임식 직전에 브라질을 떠나 미국 플로리다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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