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빨간 지붕만큼이나 음식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손에 꼽기가 힘들 정도로 체코를 대표하는 음식 가짓수가 굉장히 많다.
그중에서 체코 여행 후 한국에 돌아오면 다시 생각나는 식사 메뉴 6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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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레뇨
Koleno
꼴레뇨는 체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대적인 음식이다. 체코 여행 시 꼭 먹어야 하는 전통 음식으로, 한국의 족발과 비슷하다. 족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꼴레뇨를 더욱 좋아할 것이다. 족발 특유의 향과 질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꼴레뇨만의 부드러움과 촉촉함에 반해 계속 생각할지 모른다.
꼴레뇨는 돼지의 무릎 한 부분을 통째로 구워 먹는 돼지고기 요리다. 꼴레뇨가 부드러운 이유는 바로 요리 과정에 있다. 맥주에 삶은 돼지 족을 다시 한번 굽는다. 이러한 과정 끝에 껍질까지 쫄깃쫄깃한 꼴레뇨가 탄생한다.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 또는 ‘코젤 흑맥주’와 먹으면 금상첨화를 이루니 식사 시 참고하자.
프라하 성 주변에 위치한 레스토랑 포크스(pork’s) 또는 구시가지에 위치한 크르치마(Krčma)에서 맛있는 꼴레뇨를 먹을 수 있으니 주변에 있다면 방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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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라시
Goulash
굴라시는 헝가리 전통음식으로 고기와 채소로 만든 스튜다. 헝가리식 굴라시의 조리방법을 변형시켜 체코식 굴라시로 탄생시켰다. 맑은 느낌의 헝가리 굴라시와는 달리 체코 굴라시는 점성이 강하고 맛이 더 진한 스튜 느낌이다. 향신료에 재운 소고기나 생선을 감자, 당근 등의 채소와 볶은 후 파프리카 가루로 양념한다.
파프리카 가루가 메인이기 때문에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파프리카 없는 굴라시는 굴라시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국물요리인 만큼 빵에 찍어 먹으면 배부르게 식사할 수 있다.
신시가지에 위치한 레스토랑 브레도브스키 드부르(Bredovský Dvůr)에서 침샘을 자극하는 굴라시를 먹을 수 있다. 굴라시뿐만 아니라 꼴레뇨, 필스너 우르켈 맥주 등도 있으니 여럿이서 같이 시켜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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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비치코바
svickova
스비치코바는 소고기 등심에 크림소스와 라즈베리 소스를 곁들어 먹는 체코 전통음식이다. 크네들리키(knedliky)라는 빵도 접시 위에 함께 나오는데, 소스에 같이 찍어 먹으면 된다. 반죽한 밀가루 덩어리를 발효시킨 후 삶으면 하얀색의 크네들리키를 만날 수 있다. 식감이 마치 찐빵과 같아 어느 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이 때문에 소스가 가득한 스비치코바와 곁들어 먹기 딱 좋은 빵이다. 크림소스는 과일과 채소를 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달콤한 편이다. 하지만 질리지 않는 것이 스비치코바의 매력이다.
제대로 된 스비치코바를 먹으려면 신시가지에 위치한 레스토랑 우 핀카수(Restaurace U Pinkasů)에 가야 한다. 1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체코 전통 레스토랑인 만큼 맛의 깊이 또한 다를 것이다. 레스토랑 즐라티 클래스(Restaurant Zlatý Klas s.r.o.)도 스비치코바가 가장 유명한 식당이니 프라하에 있다면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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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제니 시르
Smazeny syr
스마제니 시르는 치즈를 통째로 튀긴 요리다. 빵과 빵 사이에 넣어 햄버거처럼 먹기도 하지만 보통 타르타르 소스와 감자튀김을 곁들어 먹는다.
타르타르 소스는 체코에 있는 레스토랑마다 맛이 조금 다른 편이나 실패하는 경우는 대부분 없다. 어느 식당에서든 나이프로 스마제니 시르를 반으로 가르면 뜨끈한 치즈가 쏟아져 내린다. 스마제니 시르를 먹다가 느끼하다면 맥주를 곁들어 먹어보자. 스마제니 시르의 쫄깃한 치즈와 맥주의 청량함이 잘 어울릴 것이다.길거리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바삭한 스마제니 시르를 먹고 싶다면 전문 레스토랑을 방문해야 한다. 1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레스토랑 우 핀카수(Restaurace U Pinkasů)나 저녁에 방문하면 좋은 펍 로컬 드로우하 점(Lokál)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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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프로 크네들로 젤로
Vepro knedlo zelo
베프로 크네들로 젤로는 체코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리다. 베프로는 돼지고기, 크네들로는 만두, 젤로는 양배추 절임을 가리킨다. 즉, 구운 돼지고기와 크네들리키 빵, 양배추 절임을 한 접시에 담고 육수를 끼얹어 먹는 소박한 음식이다. 체코에서 먹는 양배추는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로, 신맛이 나는 양배추를 의미한다. 유럽의 추운 지역에서 부족한 비타민 C를 보충하기 위해 먹기 시작해 현재 체코 가정식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베프로 크네들로 젤로는 추울 때 집에 들어와 먹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음식이다.
깊은 맛을 자랑하는 베프로 크네들로 젤로를 제대로 먹으려면 꼭 방문해야 하는 레스토랑이 있다. 바로 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 글라비쿠(U Glaubiců)다. 구글 평점 4.5점에 달하는 맛집으로 한국인 관광객도 많은 편이다. 신시가지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칸티나(Kantýna)에서도 맛볼 수 있다. 조각상과 대리석 벽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니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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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보라키
Bramboráky
브람보라키는 체코식 감자 전으로, 감자 반죽과 밀가루, 우유, 채소 등을 섞어 구운 요리다. 육류를 즐기는 체코 음식 가운데 몇 안 되는 채소 음식이기도 하다. 보통 소금, 후추, 마늘로 간을 하며 체코 내 대부분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 브람보라키 한 조각을 입에 넣은 후 체코식 흑맥주로 입가심을 하면 감칠맛이 두 배가 된다. 브람보라키는 다른 음식을 맛보느라 놓치기 쉬운 요리 중 하나지만 한번 먹으면 계속 생각날 것이다.
구시가지에 위치한 스타로메스카 레스토라스(Staroměstská restaurace)에서 현지식 브람보라키를 맛볼 수 있으니 꼭 방문해보자. 레스토랑 하벨스카 코루나(Bageterie Boulevard)에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바삭한 브람보라키 한 조각과 체코식 흑맥주의 조합은 체코 여행의 짜릿함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다.
오래 머물고 싶은 나라, 체코.
그만큼 눈에 담을 것도 많고 맛보고 싶은 음식의 종류도 여러 개다.
관광객들로 복작복작한 거리를 지나 테라스에서 한숨 돌리며 배를 채워보자.
갓 만들어진 따끈한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체코 여행의 미(味)가 더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글=서예지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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