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업체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와인 대중화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매출 증가폭은 전년 대비 둔화됐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이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위 와인 업체로 꼽히는 신세계엘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1999억5700만원보다 3% 증가해 업계에서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영그룹은 아영에프비씨와 와인나라, 와인나라아이비 등의 매출 합계가 전년 대비 14%가량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아영에프비씨만의 매출액은 1010억원이었다. 금양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매출은 2021년 1345억원 대비 10% 증가했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1년 매출 889억원이었던 나라셀라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 24%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와인 빅4’ 모두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로만 보면 전년에 못 미친다. 신세계엘앤비(37%), 아영에프비씨(45%), 금양인터내셔날(46%), 나라셀라(49%) 모두 2021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했지만 지난해엔 30% 미만으로 증가율이 낮아졌다. 신세계엘앤비는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마시는 ‘홈술’이 늘고 소비자들이 소주, 맥주에서 다른 주종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와인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난해도 그런 추세가 이어졌다”며 “다만 고물가, 고금리 등에 따라 소비심리가 악화하고 코로나19 완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야외 활동이 증가한 영향을 받아 매출 증가폭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위스키와 하이볼 등 기타 주종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수요가 분산된 측면도 있다.
한 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이 와인선물세트를 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 |
신세계엘앤비의 매출 증가율이 가장 낮고 나라셀라, 아영그룹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업체별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했다. 가정채널의 판매가 줄었다는 뜻이다. 2021년 음식과 와인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와인바 등도 운영하는 아영에프비씨의 경우 백화점과 마트 등의 판매량이 줄고 교외 창고형 와인숍, 편의점 등에서의 판매량이 늘었다. 아영에프비씨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식당, 주점 등에서의 와인 판매량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도 경기 침체로 사업 환경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지만 와인 시장은 소폭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불경기를 감안한 저가 와인 시장과 소비자 입맛 고급화에 따른 고가 와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게 업계의 계획이다. 신세계엘앤비의 경우 추가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발포주 제품군을 강화하고 하이볼 운영도 검토하는 등 다양한 주종의 제품군도 확대할 방침이다. 아영그룹은 와인과 하이볼, 밀맥주 ‘에딩거’ 등의 점유율 강화, 와인 판매점 와인나라의 매장 차별화 등으로 국면 전환에 나선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와인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외식시장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1호점을 연 와인소매점 ‘와인스팟’도 확장한다. 나라셀라도 와인 제품군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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