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올해 연봉을 지난해보다 40% 이상 줄이기로 했다. 과도한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비판이 커진 가운데 쿡 CEO가 직접 삭감을 요청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증권거래위원회(CEO) 공시자료를 통해 쿡 CEO의 기본급과 성과 보너스, 주식 연계형 보상을 포함한 2023년 타깃 연봉을 4900만달러(약 606억원)로 발표했다. 1년 전 타깃 연봉인 8400만달러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쿡 CEO의 기본급과 성과 보너스는 각각 300만달러와 600만달러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됐다. 하지만 주식 보상이 지난해 7500만달러에서 올해 4000만달러로 줄게 됐다. 블룸버그는 쿡 CEO가 올해 받게 될 총 보수는 애플 주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주가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쿡 CEO가 실제로 받은 보수총액은 기본급 300만달러, 성과 보너스 1200만달러, 주식 보상 8300만달러 등을 포함해 994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엔 2011년 취임 후 처음으로 주식 보상을 받으면서 한 해 전보다 500% 넘게 증가한 9880만달러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애플 주가가 27%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주주 일부는 쿡 CEO의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연례회의에서 주주 과반(64%)은 애플의 경영진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지만 한 해 전 찬성 비율이 95%임을 고려하면 반대 주주들이 많아진 셈이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애플은 그러나 이날 공시자료에서 “쿡 CEO의 뛰어난 리더십과 주주들에게 제공한 전례 없는 가치에 대해 주주들은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보수 삭감) 결정은 주주 피드백과 애플의 놀라운 성과, 쿡 CEO의 자진 삭감 권고를 모두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CEO가 직접 연봉 삭감을 요청하는 건 드문 사례라고 짚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쿡 CEO의 자산은 약 17억달러로 추산된다. 쿡 CEO는 지난 2015년 재산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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