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K리그 우승·MVP…”그래도 은퇴 후 후회 없도록 더 뛰겠다”
(울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축구 울산 현대 이청용(35)은 지난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이청용은 2022시즌이 끝난 뒤 울산과 2년 재계약하며 따뜻한 겨울을 맞았다.
2020년 K리그로 복귀하며 울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첫해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 울산에 17년 만에 K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특히 최근 2년간 주장을 맡아 경기장 안팎에서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울산 입단 당시 K리그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그는 2023시즌에는 주장 완장을 정승현(29)에게 넘기고 새로운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11일 울산 클럽 하우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울산에 있으면서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며 “시즌 중간에 계약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때는 팀에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에 시즌이 끝나고 이야기하자고 구단에 정중하게 말씀드렸고, 마음은 항상 울산에 남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2023시즌을 대비한 훈련을 시작한 지 1주일이 좀 넘었다는 그는 “지난 시즌 우승을 함께 했던 선수들이 일부 빠져서 조금 어색하지만 이 시기에는 해마다 그렇다”며 “홍명보 감독님께서도 우리가 더 도약하지 않으면 챔피언 자리를 뺏길 수 있다고 말씀하신 만큼 지난 시즌 결과는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제 제가 주장은 아니어도 울산만의 팀 문화를 잘 이어가고 싶다”며 “너무 규율이 강하지도 않고, 또 너무 자유롭지도 않은 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새 시즌을 맞는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이청용은 “사실 다른 팀에 있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아직 우리나라는 선후배 문화와 같은 딱딱한 부분이 남아 있다”며 “그런 부분을 없애는 것은 우리 팀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를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역설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그는 “영국은 조금 더 자유롭고, 독일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더 많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선수들 사이에 서로 존중하고, 축구에 전념할 수 있는 팀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참이라고 식사 시간에 20분, 30분씩 늦게 오고 후배들은 기다리는 식의 문화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예를 든 이청용은 “편안함 속에 기강이 잡혀 있는 문화를 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카타르 월드컵에 나갔던 축구 국가대표 선수단 내에서 불거졌던 트레이너 관련 갈등에 대해서는 “제가 그 안에 있지 않아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선수들이 트레이너뿐 아니라 영양사나 운전기사도 개인적으로 두는 추세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선수가 다 그럴 수는 없고, 협회도 노력하는 부분이 있을 테니 서로 이야기를 잘해서 풀어나갔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우승했으니 이번 시즌은 다소 여유가 있지 않으냐’는 물음에 “그렇지는 않다”고 답한 이청용은 “저도 선수 생활 막바지로 가고 있는 만큼 은퇴하고 후회가 남지 않도록 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해가 갈수록 더한다”고 절박한 마음을 나타냈다.
2023시즌에도 이어질 전북 현대와 우승 경쟁 전망에 대해서는 “더 흥미진진한 구도가 될 것”이라며 “전북이 누구를 데려오느냐보다 우리 팀의 전력을 끌어올리고,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잘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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