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얼굴 흉기로 수회 찌른 아내…남편은 “다 용서했다”

/사진=뉴스1

남편의 얼굴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에게 검찰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피해자인 남편은 법정에 나와 “다 용서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진행된 A씨(53)의 살인미수 혐의 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고 지난 9일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남편이 다른 여자와 만나 자신과 부부관계를 거부한다고 생각하고 살해할 목적으로 남편의 안면 부위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07년부터 망상 증상을 동반한 조현병을 앓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남편은 이날 공판에 출석해 “아내가 많이 아픈 상태에서 한 일이니까 그 이후에 다 용서했다”며 “지금은 신앙생활도 같이 하고 있고 (아내가) 약을 챙겨 먹고 있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조현병은 약을 챙겨먹지 않으면 갑자기 위험해질 수 있는데 피고인의 약 복용은 누가 관리하고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약을 챙겨 먹는 것을 직접 챙겨주고 있다”며 “(생업이 있지만) 오전 내내 함께 있을 수 있고 오후에도 들어와 약 복용을 직접 챙길 수 있는 여건”이라고 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2007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고 있다. 양극성 정동장애,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병적 증상 다 겪고 있는 점 볼 때 넉넉하게 심신미약을 인정할 수 있다”며 참작을 부탁했다.

이어 “무엇보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며 “조현병으로 오랜 투병 생활을 했지만 범죄로 나아간 적은 지난 십 수년간 한 차례도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망상에 시달리다가 하면 안 될 잘못을 저지르게 됐다. 남편에게 용서받을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평온한 가정을 회복하고 남편에게 참회하며 여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한다”고 했다.

A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9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