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석 두고 여야 복잡한 셈법…’방탄논란’ 지속

아시아경제 2023.01.10 조회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10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의 동행을 두고 ‘방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방탄 논란이 불거지는 것을 경계하며 당과의 분리 원칙을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한 ‘방탄 프레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저희가 누구누구는 간다, 누구는 가야 된다 말아야 된다, 이걸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지도부의 검찰 출석 동행은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혼자 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정당이란 정치적 동지인 만큼 동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누가 몇 명 오냐고 계속 기자님들 질문하시는데, 일체 헤아리지도 않았고 누가 오냐 확인하는 것도 없기 때문에 저희도 모른다”고 했다. 과거에도 한명숙 전 총리 등 당 지도부가 동행한 사례가 있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동행은 당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호하고 있다는 이른바 ‘방탄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도부가 내일 예정된 이 대표의 검찰소환에 동행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반드시 혼자 가야 한다”며 “지도부가 동행하고 지지자들이 연호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민생보다는 이 대표의 방탄에 전념하는 정당으로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지자들은 논외로 하고, 지도부도 매일같이 얼굴 보고 하는 입장에서 인간적으로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라면서도 “그렇지만 지금 뭐가 문제가 있냐 하면 이 대표가 계양에 출마할 때부터 여당의 방탄 프레임이 작동이 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때마다 또 단일대오, 똘똘 뭉쳐서, 계속 그렇게 해 왔다. 그럼 지금 이 행위는 그 방탄 프레임을 더 공고히 해 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방탄 아니라고 알리바이를 대야 하는데 그게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민주당을 ‘방탄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월 임시국회는 이 대표 방탄 국회”라며 “구정, 설 이후에 임시국회를 여는 것은 저희도 찬성한다고 했는데 (민주당이) 1월 8일 날, 12월 임시국회가 끝나고 난 다음에 어제 9일부터 바로 이어서 (임시국회를) 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이나 안전운임제, 노란봉투법 등에 민생 법안에 대한 처리를 위해 1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방탄’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장 급한 현안이 없는 상황에서 임시국회를 곧바로 열 필요가 없다는 것. 그는 “구정 전까지 긴급하게 해야 할 무슨 현안이 없고, 또 국회법에도 1월, 7월은 국회를 열지 않게 돼 있다”며 “만약에 민주당 주장대로 ‘민생 국회’고 꼭 처리해야 할 법이 있다 하더라도, 한 일주일 정도 국회를 뒤로 열면 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국회가 노웅래 민주당 의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방탄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9일부터 바로 임시국회를 여는 바람에 노 의원 같은 경우도 지금 체포동의안이 안 돼서 불구속 상태로 수사가 진행이 되고 있다”며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영장 청구하려면 국회의 체포동의안이라는 방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성남 FC 후원금’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는다. 성남지청 앞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 1500여명과 보수 성향 단체가 모여들어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