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의 킬러 본능을 되찾은 것인가.
한때 바닥까지 추락했던 수원 kt가 파죽의 6연승 행진을 달리며 단숨에 5할 승률 근처까지 상승했다. 6위 전주 KCC와는 0.5게임차. 그 중심에는 한희원이 있다.
한희원은 지난 1일 고양 캐롯전에서 16점을 기록한 뒤 6일 안양 KGC전에선 18점으로 접전 끝 승리를 이끌었다. 2015년 KBL에 데뷔한 그가 2경기 연속 15점 이상 기록한 건 커리어 처음이다.
오랜 침묵 끝에 드디어 폭발한 한희원이다. 대학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최고 수준의 득점원이었던 그는 프로 데뷔 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kt의 한 축으로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한희원은 경희대 재학 시절 Big3(김종규, 김민구, 두경민)가 졸업한 이후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이어받은 주인공이다. 그는 화려함을 뒤로 한 채 허슬 플레이만 강조된 경희대의 강력한 스코어러로서 단국대 전태영과 함께 득점 1, 2위를 다툰 킬러였다.
그러나 2015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인천 전자랜드에 지명된 후 한희원의 프로 커리어는 엉망이 됐다. 한때 차세대 득점 기계가 될 것이란 평가도 받았지만 KGC, 그리고 kt로 트레이드되는 등 한 곳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kt에선 줄곧 전문 디펜더라는 다소 생소한 역할을 받았다. 그동안 공격력만 부각된 한희원이 이제는 에이스 스토퍼로서 활용되니 그가 가진 가치를 제대로 보이기 힘들었다. 이미 허훈과 양홍석이란 국내 에이스 자원이 있는 kt이기에 한희원에게까지 공격 롤을 주는 건 불가능했다.
시간이 흘러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한희원은 이제 공격 본능까지 되찾은 모습이다. 대학 시절처럼 날카로운 3점슛을 4, 5개씩 성공시키는 괴력까지는 아니지만 뛰어난 신체 조건, 그리고 정확한 슈팅 능력을 100% 활용하며 탄탄한 공수 밸런스를 갖춘 포워드로 재탄생했다.
가장 돋보이는 건 바로 야투 성공률이다. 15점 이상 기록한 2경기 모두 60% 이상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 중인 한희원이다. 야투 시도는 각각 9회, 11회로 많지 않다. 최고의 효율을 뽐내고 있다.
한희원이 주전으로 올라선 kt는 상대 입장에선 공포로 다가온다. 한희원-양홍석-하윤기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서울 SK 제외 다른 팀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40분 내내 사이즈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는 kt다.
더욱 무서운 건 이제 시즌 절반 정도가 지났다는 것이다. 한희원까지 살아난 kt는 이제 상위권도 벌벌 떠난 강자가 됐다. 시즌 전 ‘우승후보’라는 타이틀을 얻은 것이 이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kt, 그리고 한희원의 농구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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