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12시9분쯤 삼각지역에서 전장연 회원과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주변 사람들이 말리는 모습. /영상=김창현 기자 |
2일 지하철 선전전에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경찰이 막아서며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들은 지하철 ‘탑승’과 ‘저지’를 두고 9시간 넘는 시간동안 대치 중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스크린도어 앞에서 팔짱을 낀 채로 인간 띠를 만들어 전장연의 탑승을 막아섰다. 전장연은 이후에도 여러차례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으나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경찰의 제지에 번번이 막혔다.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오전 10시쯤 “시위에 참여한 모든 분에게 삼각지역 숙대입구역 방향 승강장 모든 문 앞에 서 있어달라”며 “지금부터 새벽까지 이곳을 지키겠다. 원래 계획된 행사는 모두 취소한다”고 했다. 이어 “더 많은 동지가 (오늘) 시위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경찰은 1-1 승강장부터 6-4 승강장 스크린도어 앞에 두 명씩 짝을 지어 서는 방식으로 전장연 회원들이 지하철에 탑승하지 못하게 막았다. 지하철에 탑승하려는 전장연 회원을 막아 세우는 과정에서 전장연 회원과 서울교통공사 직원 사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2일 오후 4시38분 지하철에 탑승하려는 전장연 회원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 모습. 전장연 회원이 전동 휠체어를 끌고 지하철로 들어가려고 하자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경찰이 휠체어를 뒤로 끌고 있다. /영상=김창현 기자 |
시간이 지날수록 충돌은 거세졌다. 고성만 오갔던 오전과 달리 오후가 되자 삼각지역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폭력, 욕설도 난무했다. 시위가 격해지며 부상자도 나왔다.
승강장에 들어온 지하철에 탑승하고자 몸을 들이미는 전장연 회원들을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막아서는 과정에서 전장연 회원 한 명이 승강장 바닥에 넘어졌다.
경찰이 지하철 이용객을 위한 통행로를 만드는 도중 이에 저항하는 전장연 회원 한 명이 경찰에 물리력을 행사했다. 전장연 회원 한 명이 손으로 경찰관 얼굴을 밀쳐 경찰관 모자가 날아가고 안경이 휘었다.
2일 오후 4시38분 지하철에 탑승하려는 전장연 회원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 모습. /영상=김창현 기자 |
시위가 격화되며 지하철이 무정차로 삼각지역을 통과하기도 했다. 지하철에 탑승하려는 전장연 회원들의 시도가 거세지며 오후 3시2분 지하철 한 대가 삼각지역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갔다. 이후 지하철은 정상운행 됐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발이 휠체어에 깔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전장연 회원 한 명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서울교통공사 직원과 경찰을 향해 돌진해 휠체어 바퀴에 발을 밟힌 경찰 한 명이 바닥에 넘어졌다.
(좌)2일 전장연 회원의 휠체어 바퀴에 발이 밟혀 넘어진 경찰. (우)서울교통공사직원과 대치 중에 밀려 넘어진 전장연 회원. /사진=김창현 기자 |
전장연은 지난해 12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여 시위를 중단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전장연이 요구한 예산안 1조 3044억원 중 106억만(0.8%)만 반영해 다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오 시장은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전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을 통해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씩이나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내일(2일)부터는 무관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관치폭력 거부”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논평을 내고 “오 시장의 편향되고 자아도취적 인식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오 시장의 무관용 발언은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