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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톨렌부터 브레첼까지…독일 빵지순례 떠나볼까

여행플러스B 조회수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먹는 그것, 바로 케이크다.

특히 크리스마스 등 연말연시에 가족,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초를 불고 케이크를 나눠 먹으면 분위기가 한층 더 무르익는다.

일반적인 케이크의 형태와는 조금 다르지만 최근 연말연시 맞이 케이크로 인기가 급부상한 독일식 빵이 있다.

슈톨렌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슈톨렌의 유래와 함께 조금은 생소하지만 그래서 더 흥미로운 독일 빵의 세계로 초대한다.


슈톨렌(Stollen)

슈톨렌은 건포도와 설탕에 절인 과일을 각종 향신료와 함께 반죽에 섞고 그 위에 슈가 파우더를 넉넉히 뿌려 만드는 케이크다.

만든 후 바로 먹는 것보다 숙성시켜 먹어야 슈톨렌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어 독일에서도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슈톨렌을 만든다.

사진=플리커

독일 작센(Sachsen)주의 주도 드레스덴(Dresden)의 특산품이기도 한 슈톨렌.

그 기원에 대해선 정확하게 알려진 사실이 없다. 다만 옛날에는 슈톨렌이 오늘날과 같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빵이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오직 밀가루, 이스트, 물만 넣어 만들었다.

당시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4주간 지키는 절기인 대림절 기간 동안에 동물성 식재료 사용을 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유와 버터를 사용할 수 없어 한정된 재료로 빵을 만들었다.

이후 종교개혁을 거쳐 작센 주가 신교를 받아들이며 버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진=언스플래쉬

슈톨렌으로 가장 유명한 드레스덴에서는 슈톨렌 축제(Dresdner Stollenfest)를 연다.

축제를 기념해 슈톨렌 보전 협회(Schutzverband Dresdner Stollen e.V.) 회원들은 축제 전부터 무게가 3t에 달하는 슈톨렌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초대형 슈톨렌을 축제 때 길이 1.6m, 무게가 12㎏에 달하는 전용 칼로 자른다.

시장이 첫 조각을 맛보고 판매개시를 선포한다. 이때 벌어들인 판매 수익금은 좋은 일을 위해 사용한다.

슈톨렌은 재료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견과류를 넣어 만든 ‘누스슈톨렌(Nussstollen)’, 밀가루 대비 20% 이상의 아몬드를 함유한 ‘만델슈톨렌(Mandelstollen)’,

빵 가운데에 아몬드와 설탕을 갈아 넣어 만든 ‘마지팬슈톨렌(Marzipanstollen)’, 양귀비 씨앗을 넣은 ‘몬슈톨렌(Mohnstollen)’,

밀가루 대비 40% 이상의 버터를 넣은 ‘버터슈톨렌(Butterstollen)’, 우유를 응고시켜 만든 커드를 넣은 ‘크박슈톨렌(Quarkstollen)’ 등이 있다.

슈톨렌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선 중간부터 잘라 먹는 것이 좋다.

또 먹고 남은 빵 덩이끼리 단면을 밀착시켜 보관하면 촉촉한 상태로 몇 개월간 두고 먹을 수 있다.

슈톨렌 맛집 추천

Bäckerei Gnauck

사진=그나우크 베이커리 인스타그램

드레스덴 근교에 위치한 빵집이다.

슈톨렌 베이킹 코스가 따로 있을 만큼 슈톨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곳이다.

비용 지불시 해외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브레첼(Pretzel)

사진=언스플래쉬

하트 모양 안에 매듭이 있는 브레첼은 많은 사람들이 독일하면 떠올리는 빵 중 하나이다.

바삭바삭한 갈색 표면에 반해 속은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 가격도 보통 1유로(약 1300원) 이하로 저렴한 편이다.

소금이 군데군데 박혀있어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독일에서는 브레첼을 빵의 한 종류로 분류한다.

반면 미국에서는 한입크기의 과자모양, 긴 막대 모양 등 여러 형태로 변했다.

또 초콜릿이나 치즈, 캐러멜 등을 코팅해 먹는 등 브레첼을 즐기는 방식이 더 다양해졌다.

짙은 갈색에 윤기가 흐르는 이 빵 겉면의 비밀은 가성소다에 있다.

베이킹 소다를 넣을 수도 있지만 전통적 방식은 가성소다를 넣는 것이다.

가성소다 수용액 자체는 위험하지만 제빵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반응하여 베이킹 소다와 같은 성분으로 변환되기 때문에

빵을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언제 브레첼을 처음 만들었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610년경 이탈리아 어느 수도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설에 따르면 수도사가 어린이들이 팔짱을 끼고 기도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반죽에 매듭을 지어 빵 모양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빵을 기도문을 외운 아이들에게 상으로 주었다고 한다.

당시 이 빵을 작은 보상을 뜻하는 ‘프레티올라(pretiola)’ 라고 불렀는데 브레첼의 모양과 어원이 여기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프레첼 맛집 추천

Ditsch

사진=디취 인스타그램

독일 전역에 있는 체인점이다.

천원으로 갓 구운 빵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바움쿠헨(Baumkuchen)

독일에서 주로 크리스마스 기간이나 겨울에 즐겨먹는 바움쿠헨은 ‘나무 케이크’라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게 빵 단면이 나이테 모양과 상당히 흡사하다. 정교한 형태만큼 만들 때 난이도도 높은 편이다.

사진=플리커

우선 빵을 꼬챙이에 끼우고 반죽을 두른다. 두른 면이 다 익으면 그 위에 다시 반죽을 입혀 굽는다.

이 방식을 수십 차례 반복하기 때문에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전통적인 방식은 장작불로 익혀 만드는 것인데 원래 이렇게 하면 표면도 더 거칠고 모양도 고르지 않다.

하지만 현재는 많은 빵집에서 복잡한 전통방식보다 그릴, 오븐 등 전문 제빵기계 사용을 선호한다.

그래서 매끈한 모양의 바움쿠헨을 더 쉽게 만날 수 있다.

사진=플리커

바움쿠헨은 조각으로도 팔지만 보통 손님이 원하는 무게만큼 잘라서 판매한다. 위에 생크림을 얹거나 초콜릿을 두르기도 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 빵이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세계 1차 대전 때 일본에 포로로 잡혀간 독일 제빵사 칼 유하임(Karl Juchheim)이 바움쿠헨을 일본에 처음 소개했다.

이후 결혼 답례용품으로 사용 할 만큼 일본에서 사랑받는 디저트로 거듭났다.

바움쿠헨 맛집 추천

Konditorei G. Buchwald

사진=카페 부흐발트 페이스북

1852년에 문을 열어 1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서깊은 빵집이다.

베를린에서도 가장 오래된 곳이다.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Black Forest Cake)

사진=플리커

미국에서 3월 28일을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의 날(National Black Forest Cake Day)’로 기념할 만큼

전 세계에서 사랑하는 독일식 케이크다. 초콜릿 스펀지 케이크에 생크림을 켜켜이 쌓고 겉면에 초콜릿 슬라이스를 뿌려 크림 위를 덮는다.

마지막으로 체리 장식을 올려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를 완성한다.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는 독일어로 ‘슈바르츠발트 키르쉬토르테(schwarzwälder kirschtorte)’라고 한다.

슈바르츠발트는 지역 이름이다. 자세한 뜻을 보면 슈바르츠는 ‘검은’, 발트는 ‘숲’을 의미한다.

이 지역은 실제로 검은 숲으로 유명하다. 키르쉬는 ‘체리 술’, 토르테는 ‘케이크’를 뜻한다.

앞에서 소개한 다른 빵들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유래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독일 정부에서 이 케이크의 규격을 엄격히 지정하고 있다. 체리 술을 넣은 경우에만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이 케이크가 소개된 후로 현지 사정에 따라 만드는 방법을 조금씩 변형했다.

이 때문에 독일 이외의 국가에서는 케이크에 체리 술을 넣지 않은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 맛집 추천

Café Bachbeck Konditorei

사진=부흐 벡 페이스북

슈르츠발트에 위치한 카페이다.

체리 술을 넣은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가 맛있기로 유명하니 슈르츠발트에 간다면 꼭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연말연시 모임 음식으로 무엇을 준비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독일식 케이크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한 해의 아쉬움을 달콤한 케이크로 달래며 올해를 잘 마무리 하고 내년을 힘차게 시작보자.


글=강찬미 여행+기자

여행플러스B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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