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병원에서 수천 명의 환자에게 폐암 진단 문자를 잘못 보낸 일이 발생했다. 병원 측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안부 문자를 보내려다 실수로 발송한 것’이라며 사과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사우스요크셔주 동커스터의 아스케른 병원에서 종합 검진을 받은 사라 하그리브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병원 측이 보낸 문자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검진 결과 ‘전이를 동반한 폐암’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가 말기 암 환자들에게 지급하는 치료 보조금인 DS1500의 신청 양식도 첨부돼있었다.
알고 보니 이는 병원에서 실수로 발송한 문자였다. 한 시간 뒤 병원 측은 “안부 인사를 잘못 보냈다”며 “즐거운 성탄절과 행복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고 정정 문자를 보냈다.
문제는 이러한 문자를 받은 환자가 수천 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BBC에 따르면 병원 측은 내원 기록이 있는 환자 8000여명에게 폐암 진단 문자를 자동 전송했다.
오락가락한 문자 세례에 환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해당 병원에서 암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던 환자들은 1시간 동안 좌절해야 했다고 BBC는 전했다.
병원의 내원 환자인 칼 체그윈은 “뜬금없는 문자에 너무 놀랐다”며 “크리스마스 며칠 전에 사람들에게 말기 폐암에 걸렸다는 문자를 보내다니 병원에서 이럴 수 있는가”라고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검진 결과를 문자로 통보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이런 문자로 통보받는다면 기분이 나쁠 것이란 지적이다. 병원 측은 이번 일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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