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푸들을 산 채로 매장한 견주와 지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일반적으로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의 경우 약식기소 처분이 내려지는 비율이 높으나 검찰은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해 정식 기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30일 제주지검 형사3부(부장 신재홍)에 따르면 30대 견주 A 씨와 40대 지인 B 씨 등 2명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전날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4월 19일 새벽 3시쯤 제주시 내도동 하천 옆에서 7살 푸들을 산 채로 땅에 묻은 혐의를 받는다. 푸들은 코만 내민 채 땅에 묻혀 있다가 길을 지나던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수사가 시작되자 사건 장소 인근에 거주하는 A 씨는 직접 자수의 뜻을 밝혔다. 그는 경찰에 “반려견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했다가 추후 “죽은 줄 알고 묻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CCTV에 살아있는 개의 움직임 등이 포착되는 등 증거를 제시하자 일부 범행을 시인했다. 견주 A 씨는 자신이 지리적으로 익숙한 하천 변으로 이동해 지인 B 씨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오랜 기간 수사를 이어온 결과 사안이 중대하다고 평가해 기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의 경우 대부분 정식재판을 받지 않고 약식기소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은 피의자들을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했었다. 생매장된 푸들을 최초로 발견하고 구조한 이들을 비롯해 제주도 내 동물보호단체 등으로 구성된 ‘유기 동물 없는 제주 네트워크’는 지난 4월 “푸들을 산 채로 생매장한 범인이 다름 아닌 푸들의 견주와 그의 친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상을 경악스럽게 하고 있다”며 “동물보호법 최고형으로 엄벌할 것을 요구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당시 구조된 푸들 제주 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뒤 임시 보호처로 옮겨졌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선 8개월 만에 푸들의 근황이 공개됐는데, 푸들은 새 주인을 만나 ‘담이’라는 이름을 얻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사건 이후 담이를 임시 보호했던 이승택 씨가 차마 담이를 다른 가정에 보낼 수 없어 입양을 결정한 것이었다.
방송에서 이 씨는 “담이 같은 경우는 특히 아픔을 겪었던 애라서 쉽게 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함께 지내면서 담이가 점점 아픔도 사라지고 활발해지니까 가족으로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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