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강자’ 카카오톡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지난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에 대한 메신저 시장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특히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툴을 갈아타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최근 글로벌 메신저 협업툴 ‘슬랙’의 확산세가 가파르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슬랙은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최대 단점으로 꼽혔으나, 2020년 10월부터 공식 지원되고 있다. 슬랙의 국내 대표적인 이용사로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슬랙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1000만건을 넘어선다.
국내 메신저 시장 내 점유율은 카카오톡이 단연 돋보적이다. 기업 내 업무 지시도 카카오톡을 통하는 경우가 많다. 10년 넘게 ‘메신저 강자’로 군림해온 만큼 친숙하고 편의성이 높다는 강점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월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일부 기업들의 업무가 차질을 빚게됐다. 이에 카카오톡을 업무용 메신저로 쓰기엔 불안정하다는 우려에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로 옮겨가는 사례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용 협업툴로 주목받는 슬랙은 알림 설정 세분화 등 기능이 다양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슬랙은 각종 알림을 모바일로 받아볼 수 있어 업무 현황을 휴대전화에 한데 모아 확인 가능하다. 저장하고 싶은 메시지를 따로 모으는 것도 가능해 중요한 내용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온라인 화상 기능도 제공돼 메시지 대화 도중 바로 온라인 미팅으로 연결할 수 있다.
국내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슬랙은 특정 키워드를 설정해두면 관련 메시지 알림만 받아볼 수 있다”며 “중요한 메시지와 그렇지 않은 메시지를 알림으로 구분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발 전문 스타트업 관계자는 “원래 카카오톡을 썼었는데 먹통 사태 이후 스타트업 입장에선 (카카오톡을) 업무용으로 쓰기에는 불안해 최근 슬랙으로 툴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편의성과 활용도에 비해 오류가 잦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이용자는 “PC에서도 모바일에서도 실행이 되지 않는다”며 “알림이 나중에 갑자기 몰아서 뜨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들도 “간혹 PC·휴대전화 둘 다 알림이 잘 뜨지 않는다” “첨부파일 다운로드가 잘 안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슬랙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버그를 수정하고 있지만 시스템 불안정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내 협업툴로 슬랙을 쓰고 있다는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슬랙이 편리한 건 맞지만 파일 내려받기가 잘 안되거나 알림 설정이 갑자기 안되는 등 오류가 잦은 것도 사실”이라며 “업무용 메신저로 쓰는 만큼 시스템 안정 문제가 신속하게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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