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쌍용자동차란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곽재선 쌍용자동차 회장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2022 자동차인’ 시상식에서 “오랜 고민 끝에 쌍용차의 사명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산업부문 공로상’을 수상한 곽 회장은 사명을 바꾼 기아 사례를 들며 “쌍용차로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그룹 이름인 KG모빌리티로 갈 것인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새 이름으로는 ‘KG모빌리티‘가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사명뿐 아니라 브랜드 로고도 바뀔 예정이다. 곽 회장은 “새로운 차는 KG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현재 KG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쌍용차의 지분을 61.8% 가지고 있어 사명 변경은 무난히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사명이 변경으로 쌍용차는 4번째 이름을 가지게 된다. 쌍용차는 1954년 하동환 자동차 제작소로 시작해 1977년 동아자동차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되면서 현재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쌍용차 주인도 자주 바뀌었다. IMF 위기 시절인 1998년 대우그룹이 회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다음 해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채권단이 쌍용차를 관리했다. 이후 2004년 중국 상하이 자동차가 인수했으나 기술 탈취에만 관심이 있던 이들은 인수 5년 만에 쌍용차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1700여명을 정리해고했다. 이른바 ‘쌍용차 사태’다. 이후 2011년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넘어갔다. 마힌드라 인수 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회사가 안정을 찾는 듯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영 상황이 악화된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투자계획을 철회하고 2020년 6월 경영권 포기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지난 1월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에 나섰으나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투자 계약이 해제됐다. 결국 지난 8월 KG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했으며 지난달 1년 11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도 졸업했다.
이같은 부침을 겪은 쌍용차 이미지 개선을 위한 조치로 사명 변경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곽 회장은 같은 날 “쌍용차라는 이름에 (충성심을 보이는) 팬덤도 있지만 아픈 이미지도 있다”며 “쌍용차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새로운 이름으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름을 바꾸더라도 쌍용차의 역사는 바뀌지 않고 같은 조건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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