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이건 월드컵 결승전이야. 일생일대의 경기라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전반 극도로 부진한 프랑스에 각성을 촉구한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의 격정적인 ‘하프 타임 연설’이 공개됐다.
프랑스 신문 레퀴프에 따르면 TF1 방송은 20일(현지시간) 방영한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음바페가 월드컵 결승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상의를 탈의한 채 일어선 음바페는 앉아 있는 동료들에 “이건 월드컵 결승전이라고! 일생일대의 경기인데 우린 지금 최악이야”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린 그라운드로 돌아가는데, 아르헨티나가 (지금처럼) 경기하도록 놔두지 않으려면 더 격렬하게 싸워야 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해야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8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결승전에서 프랑스는 연장전까지 120분이 넘게 혈전을 펼쳤지만 승부차기 끝에 고배를 마셨다.
우승은 놓쳤지만, 프랑스의 후반전 약진이 돋보인 경기였다.
본래 프랑스는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는 등 패색이 짙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왕성한 활동량에 고전했고, 슈팅은 단 한 번도 차지 못했다.
간판인 음바페 역시 공을 몇 차례 잡지 못하고 전방에서 고립되며 주도권이 완전히 아르헨티나에 넘어간 상황이었다.
그러나 음바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하프 타임 라커룸에서 “2골을 뒤지고 있지만 충분히 경기를 뒤집을 수 있어. 다른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로 나서야 해. 할 수 있어”라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실제로 프랑스는 후반 2골을 따라잡으며 기어코 경기를 연장을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전반 잠잠했던 음바페가 후반 35분 페널티킥 만회 골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후 97초 만에 마르퀴스 튀람(묀헨글라트바흐)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음바페의 활약에 각성한 프랑스는 후반 중반 이후 파상 공세를 펴며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위협했다.
승리를 향한 음바페의 집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3으로 다시 끌려간 연장 후반 13분엔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역대 월드컵 결승전 한 경기에서 세 골을 넣은 선수는 1966년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 이후 음바페가 두 번째다.
결승전의 3골을 더해 이번 대회에서 총 8골을 넣은 음바페는 아르헨티나 최고의 공격수이자 같은 팀 동료인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7골)를 제치고 득점왕(골든 부트)에 올랐다.
하지만 골든 부트를 수상하는 음바페의 표정은 어두웠다.
반면 생애 첫 우승 트로피와 함께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인 ‘골든볼’을 품에 안은 메시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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