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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위로 지연 심하면 무정차…전장연 “장애인권리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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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4호선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선전전에서 지하철을 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4호선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선전전에서 지하철을 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서울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에 무정차 역 통과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 단체가 반발에 나섰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 경찰 등과 회의를 열고 전장연의 시위로 인해 지하철 지연이 심해질 경우 무정차 통과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전장연 시위에 무정차 통과 방침을 적용하기로 했다”며 “무조건 무정차하는 것이 아닌 시민 불편, 시위 규모 등을 고려해 열차 지연이 심하다고 판단될 시 무정차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장연은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오전 8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4·6호선 삼각지역에서 시위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16일까지 오전 8시, 오후 2시 4호선에서 전장연의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시위(1일 2회)가 예정돼 있다”며 “이로 인해 4호선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상당 시간 지연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무정차 통과의 근거로 서울시는 공사의 관제업무내규를 제시했다. 공사 관제업무내규 제62조와 영업사업소 및 역업무 운영예규 제37조에 의하면 ‘운전관제·역장은 승객 폭주, 소요사태, 이례 상황 발생 등으로 승객 안전이 우려될 경우 역장과 협의하거나 종합관제센터에 보고해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정확한 지연 기준은 현장에서 공사 측이 판단할 전망이다. 현장에서 무정차 통과가 결정될 경우, 공사는 차량 내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에게 해당 사실을 공지하고 서울교통공사 앱 ‘또타지하철’을 통해 상황을 안내한다.

일각에서는 무정차 지하철역의 이용객이 교통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거나 대체 교통편을 찾아야 하는 등 불편함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위로 인한 열차 지연과 혼란에 따른 피해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는 조치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전장연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의 무정차 통과 시행에 대해 반발했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시민권 요구에 대해 합법적인 권력을 지닌 대통령실과 서울시는 편향적인 ‘법과 원칙’으로 무정차 통과를 대책으로 내놨다”며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법과 원칙은 법에 명시된 장애인권리를 보장해야 할 책임은 지지 않고, 그 책임을 묻는 시위만을 엄정 대응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1979년의 신군부와 2022년의 대통령실·서울시는 자신들이 가진 힘을 이용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며 “신군부는 총으로 합법적인 권력을 짓밟았고, 현재 대통령실·서울시는 무정차로 장애인권리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은 무정차 통과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정부가 장애인의 권리 예산을 보장해야 하고, 계류 중인 2023년도 예산안에 장애인권리예산을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전 전장연은 4호선 삼각지역에서 무정차 조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서울역·사당역 등을 오가는 열차 안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펼쳤다.

시위 과정에서 승·하차를 반복하는 방식의 시위는 전개되지 않았으며, 출근길 지하철은 무정차 통과 없이 정상 운행됐다.

투데이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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