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30·마인츠)이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선수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성은 12일 블로그에 ‘우리는 축구를 후회 없이 보여주고 왔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파울루 벤투) 감독님이 떠나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며 “벌써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비관적인 분위기도 있다. 선수들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들리는 소식만 전해 듣는데 걱정이 된다. 벌써 이런저런 말들이 많으니 말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를 잘 이끌어주시는 분이 오면 좋겠다.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감독님을 너무 쉽게 선택하지 않도록,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 번이라도 더 고심하게 되지 않을까”라며 “리더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 팀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걸 우리가 몸소 체험했다. 벤투 감독님이 그걸 증명하셨다”고 적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뚜렷한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벤투 감독에 대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셨다”며 흔히 고집이 세다고들 하는데, 나도 그런 모습을 느꼈다. 그만큼 자기 철학에 믿음이 강하셨다”고 했다.
이어 “그런 감독님을 보며 선수들도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쌓였다”며 “감독님을 위해 뛴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는 감독님을 위해 한 발 더 뛰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성은 16강 진출 확정 후 벤투 감독에 대한 믿음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희찬이는 계속 뛰고 싶어 했다. 감독님은 그런 희찬이를 말렸다. ’16강을 준비하라’는 말씀만 해주셨다”며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희찬이를 안 쓴다고?’라고 생각할 수 있다. 희찬이도 감독님이 미웠을 수도 있다. ‘왜 나를 안 쓰지? 왜 나를 말리지?’ 하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근데 희찬이를 기가 막힌 타이밍에 투입하셨고, 희찬이의 골로 우리가 16강에 갔다”고 적었다.
그는 포르투갈전 이후 선수들끼리 ‘우리 감독님 진짜 명장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에겐 계획이 다 있었다. 한 수 앞을 바라보는 분이었다”고 평했다.
한편 4년 4개월간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어 온 벤투 감독과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를 포함한 4명의 포르투갈 코치는 13일 밤 비행기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조국 포르투갈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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