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를 한 바퀴 둘러보고 싶다면 공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공원이 도시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것만으로도 여러 건축물을 함께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원 투어야말로 바르셀로나를 가성비 있게 여행하는 방법 중 하나다.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공원 4곳을 소개한다.
몬주익 언덕 Montjuïc Hill
몬주익 언덕은 바르셀로나 남서부에 위치한 언덕이다. 이곳은 바르셀로나 시내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뷰포인트로도 유명하다.
몬주익 언덕 정상을 가는 방법은 독특하다. 걸어서 언덕을 올라갈 수 있지만 생각보다 경사가 높아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언덕을 오르는 방법 중에는 ‘푸니쿨라(funicular)’를 많이 이용한다. 푸니쿨라는 산악 철도로, 지하철역과 몬주익 언덕을 연결한다.
몬주익 언덕으로 가는 상세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지하철 2호선이나 3호선을 타고 파라렐역(Paral·lel)에서 하차한다. 이후 개찰구를 통과하지 말고 푸니쿨라 파라렐역으로 환승한다. 푸니쿨라 파라렐역은 파라렐역에서 내린 후 ‘푸니쿨라 몬주익(Funicular de Montjuic)’이라고 쓰인 안내판을 따라 걸으면 나온다. 푸니쿨라는 푸니쿨라 파라렐역과 몬주익 공원역(Parc de Montjuic)만 연결한다. 푸니쿨라 노선의 일부는 야외 노선이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의 풍경을 볼 수 있다.
* 차례대로 파라렐역(Paral·lel)(A), 몬주익 공원역(Parc de Montjuic)(B)
언덕의 중간에 도착했으면 언덕의 정상과 연결된 케이블카를 타면 된다. 주의할 점은 이곳에서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대중교통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패키지로 끊은 대중교통 티켓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승차권 구매가 필요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몬주익 언덕을 오르면서 바르셀로나 시내와 광활한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몬주익 언덕은 다양한 문화시설이 모여 있는 복합단지로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박물관, 올림픽 주경기장, 극장 등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몬주익 언덕을 설명할 때 국립 카탈루냐 미술관(Museu Nacional d’Art de Catalunya – MNAC)을 빼놓을 수 없다. 국립 카탈루냐 미술관은 1929년 만국박람회 이후 전시관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곳으로, 1934년 개관했다. 미술관은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 곳곳에서 수집한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카탈루냐 화풍을 살펴볼 수 있다. 미술관의 옥상은 개방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도 바르셀로나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미술관 가운데에 위치한 타원형의 공연장 살라 오발(Sala Oval)에서는 다양한 연주회, 공연이 열린다.
몬주익 언덕에서는 ‘몬주익 분수’라고도 불리는 ‘매직 분수(The Magic Fountain)’가 있다. 이곳에서는 정해진 시간마다 분수쇼를 진행하는데, 이 분수쇼는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 두바이 두바이몰 분수쇼와 함께 세계 3대 분수쇼로 손꼽힌다. 국립 카탈루냐 미술관 계단이 분수쇼 관람 명당이니 미술관을 관람한 후 분수쇼를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공원 L’Anella Olímpica de Montjuïc
몬주익 언덕 근처에 위치한 바르셀로나 올림픽 공원은 1992년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 준비 기간 동안 조성된 공원이다. 현재까지 잘 보존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공원에는 주경기장도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스페인의 패럴림픽 양궁 선수 안토니오 레보요(Antonio Rebollo)가 성화대로 불화살을 날려 성화를 점화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공원에는 한국 사람에게도 의미있는 장소가 있다. 올림픽 경기장 앞에 놓여진 경기도·바르셀로나 자매결연 기념비다. 기념비는 자매결연의 내용은 물론이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 선수를 기념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황영조 선수가 달리는 모습을 한 기념비를 따라하며 사진을 찍어보는 건 어떨까.
구엘 공원 Parc Guell
구엘 공원에 들어서면 마치 환상 속 장소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구엘 공원 곳곳에는 모자이크로 장식된 건물, 불안정하면서 신비로운 조형물, 자연 등이 어우러져 있다.
구엘 공원은 스페인의 대표 건축가인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가 만든 곳이다. 가우디의 후원자였던 카탈루냐의 사업가 에우세비 구엘(Eusebi Guell)은 영국 런던의 전원도시를 모델 삼아 자신만의 전원도시를 만들기를 바랐다. 원래는 60채 이상의 전원주택을 지어 스페인의 부유층에게 분양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가우디에게 이곳의 설계를 의뢰하는데, 결론적으로는 공원 부지가 전원도시를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았고 작업 도중에 발생한 어려움이 많아 미완성으로 공사가 끝났다. 1922년 바르셀로나의 시의회가 이 땅을 사들여 공원으로 그 용도로 바꾸면서 현재의 구엘 공원이 탄생하게 된다. 이곳은 가우디가 설계한 공원으로 유명세를 얻어 바르셀로나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구엘 공원의 출입구는 마치 동화에 나올 것처럼 아기자기하다. 귀여운 외관 때문에 ‘과자의 집’이라고도 불린다. 이밖에도 공원의 여러 건축물들은 곡선 사용, 모자이크 장식, 비대칭성을 특징으로 지어져 가우디의 건축 스타일을 볼 수 있다. 의뢰자였던 에우세비 구엘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공원 곳곳에서 신전 기둥에 쓰이는 도리스 형식의 건축 양식 역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구엘 공원에는 가우디도 살았다. 현재는 이곳에 가우디 기념 박물관도 있는데, 그의 유품과 그가 직접 디자인한 가구 등을 볼 수 있다.
시우타데야 공원 Parc de Ciutadella
바르셀로나 개선문(Arc de Triomf) 근처에 위치한 시우타데야 공원은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이곳에는 18세기 스페인의 필립 5세(Philip V)가 만든 ‘라 시우타테야(La Ciutadella)’라는 요새가 위치하고 있었다. 이후 이곳이 공원으로 탈바꿈하게 되었고 1888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금의 모습으로 재조성 됐다.
공원 입구에는 인공 폭포인 카스카다(Cascada)가 위치해 있다. 남동쪽에는 무기고였던 팔라멘트 데 카탈루냐(Parlament de catalunya)가 있는데, 현재는 국회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공원 서쪽에는 ‘세 마리의 용(Castell dels tres Dragons)’라는 독특한 이름의 동물학 박물관이 있고 남쪽에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동물원인 바르셀로나 동물원(Barcelona Zoo)도 있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시우타데야 공원은 바르셀로나 시민들이 사랑하는 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원들만 돌아도 바르셀로나 한 바퀴다.
바르셀로나의 사방곳곳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공원 투어를 통해 즐겨보자.
다리 아프도록 도시를 돌아다닌 후 공원에서 갖는 여유 시간도 달콤할 것이다.
글=이나한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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