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인터넷 전문은행 3사가 올해 가계대출을 작년보다 3조3000억원(4.8%)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자체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목표로 하지만 정작 시중은행과 비슷하게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몸집을 불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인터넷 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K뱅크·토스뱅크)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 관리 목표치는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보다 4.8% 늘어난 3조3183억원이다. 이는 경영계획 기준 정책성 상품을 제외한 가계대출 규모다.
이들 3개 은행의 작년 실제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2556억원으로, 작년에 제시했던 증가액 관리 목표치 8조4799억원을 2243억원 하회했다.
금융당국의 패널티가 적용되지 않는 데 따라서 인터넷 은행의 작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는 은행권 1∼2%를 배 이상 상회한다.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2%대 후반)이나 저축은행(4% 가량)보다 증가율이 높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설립 취지로 내세운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몸집을 불려 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과 이인영 의원실에 따르면 인터넷 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2021년 말 33조4828억원에서 지난해 말 69조5385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21년 말 10조3135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34조4783억원으로 3.3배로 급증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4조6932억원으로 이 기간 2.7배로 늘었고, 케이뱅크는 7조8279억원으로 6.7배로 불어났다.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중 주담대 잔액은 2023년 6월말 신용대출 규모를 넘어섰고,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말 역시 주담대 잔액이 신용대출을 추월했다.

토스뱅크는 내년 상반기 역시 주담대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 자체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인영 의원은 “인터넷 은행에 포용적 금융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며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는 영업 방식이 이어진다면, 인터넷은행의 존재 이유도 흔들릴 수 있으므로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역할을 다시 점검하고, 금융소외 계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신용대출 목표를 강화한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잔 30%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규모가 축소되지 않도록 운영 중이었는데, ‘신규취급액 30% 이상’ 기준을 추가해 분기별 실적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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