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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패밀리 레스토랑 1세대 ‘TGI 프라이데이스’는 왜 침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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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 미국 라디오 스테이션 WAKR DJ 제리 힐

‘TGIF’. 미국에서 흔히 쓰는 관용어다. 주말을 시작하는 금요일 저녁, 일을 마치고 홀가분하게 주말을 맞이한다는 어감이 담겼다. 동시에 1965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명칭이기도 하다.

TGI 프라이데이스(TGIF)는 1992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1호점을 내면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한때 다이닝브랜즈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아웃백), CJ푸드빌의 빕스를 능가했다. 2003년에는 매출액 기준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유행이 끝나면서 TGIF는 내리막을 걸었다. 전성기 60개에 달했던 매장은 2014년 44개, 2020년 26개, 지난해 14곳으로 매년 급격히 줄었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TGIF는 이달 국내 영업을 마친다. 국내에서 TGIF를 운영하는 MFG코리아는 현재 남아있는 14개 매장을 이달까지 모두 폐점하기로 했다.

서울 송파구 TGI 프라이데이스 롯데캐슬 잠실점.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TGI 프라이데이스 롯데캐슬 잠실점. /연합뉴스

MFG코리아 관계자는 “2월 10개 매장을 우선 철수했고, 백화점 입점 매장을 포함한 나머지 매장은 3월 중 모두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2년 한국 외식 문화에 미국식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를 소개했던 TGIF는 33년 만에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 경쟁사들은 성장 거듭하는데… 홀로 폐점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 경쟁사들은 팬데믹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2021년 아웃백을 인수했다. 인수 무렵 아웃백 매출은 2978억원, 영업이익은 237억원이었다. 인수 2년 만인 지난 2023년 아웃백 매출은 4576억원, 영업이익은 790억원으로 각각 53%, 233% 증가했다.

아웃백 관계자는 “가족 외식과 35~49세 연령대를 중심으로 데이트와 친구 모임, 직장 동료 모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 역시 2023년 영업이익 453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사상 최대치였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지난해 문을 연 신규 점포 평균 매출은 2023년보다 35% 증가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미국 본사 아웃백 인터내셔널 R&D 총괄 셰프인 에프렘 커틀러(Efrem Cutler)가 아웃백 코리아를 방한해 신메뉴 출시 관련 최종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아웃백 제공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미국 본사 아웃백 인터내셔널 R&D 총괄 셰프인 에프렘 커틀러(Efrem Cutler)가 아웃백 코리아를 방한해 신메뉴 출시 관련 최종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아웃백 제공

이랜드의 저가형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애슐리퀸즈도 지난해 4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들이 회복세를 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시점에 TGIF는 역설적으로 철수를 결정했다”며 “외식업 전반에 걸쳐 가격이 양극화되는 시점에서 TGIF는 고급화를 택할지, 가격 대비 가치(가성비)를 강조할지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 부메랑으로 돌아온 정통 미국식 메뉴

TGIF는 전통적인 미국식 메뉴와 분위기를 고수했다. 모든 주요 메뉴에는 잭 다니엘스 위스키로 만든 달짝지근한 소스가 들어갔다. 잭 다니엘스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 브랜드다. 바텐더들에게 영어 애칭을 붙이기 시작한 곳도 바로 TGIF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건강한 식단과 한국식 조리 기법을 가미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요리, 아예 생소한 제3세계 요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유행에 부합하는 식사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오래전 미국식 메뉴를 제안하는 TGIF는 더 이상 매력이 없었다.

아울러 TGIF 메뉴에는 치즈와 크림이 듬뿍 들어가거나, 기름에 튀겨낸 메뉴가 많았다. 건강을 추구하는 현시대 흐름에서 동떨어져 있었다. 원가 절감 차원에서 대량 생산해 제공한 반(半)조리 식품 일부는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

같은 시기 아웃백은 2016년 토종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가 사들인 뒤, 메뉴와 서비스에 한국적인 색을 입혔다. 직원 유니폼은 한국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가 디자인했다. 스테이크하우스 핵심 원재료에 해당하는 고기는 냉동에서 냉장으로 바꿨다. 냉장 고기가 더 비싸고 관리도 어렵지만, ‘비싸도 음식이 좋으면 손님이 온다’는 전략이었다.

◇ 매드포갈릭 등 운영사 기존 브랜드와 시너지 실패

운영사 MFG코리아는 2021년 롯데GRS로부터 TGIF를 인수했다. MFG코리아는 현재 마늘을 강조한 한국식 이탈리안 레스토랑 ‘매드포갈릭’을 운영한다. 동시에 환공어묵베이커리, 엠스테이크하우스, 매드와인케이브 같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MFG코리아의 인수 이후 TGIF는 매드포갈릭, 엠스테이크하우스 같은 유사 브랜드와 상승효과를 일으키지 못했다. 반대로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프로모션이 줄었다. 경쟁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에 대응해야 할 시점에 인지도는 더욱 약화했다.

MFG코리아 관계자는 “매드포갈릭 브랜드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TGIF 매장 운영을 종료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 MFG코리아 본사. 매드포갈릭, 데이터온, 환공어묵 간판이 걸려있다. /뉴스1
서울 중구 MFG코리아 본사. 매드포갈릭, 데이터온, 환공어묵 간판이 걸려있다. /뉴스1

같은 시기 경쟁사들은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코로나19 이후 배달과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내놨다. 일부 브랜드는 이름을 건 밀키트까지 만들어 팔았다. 할인쿠폰과 이벤트 등 각종 디지털 마케팅으로 유행과 변화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전략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데, 이를 타개하려면 결국은 음식과 서비스로 승부를 봐야 한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디자인이나 감성적인 요인들을 자극해 잠금(락인)효과를 극대화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 美 TGIF 본사 파산 신청도 간접 영향

TGIF 미국 본사는 현재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TGIF 미국 본사는 파산보호 절차 챕터 11을 신청했다. 챕터 11은 기업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채무를 조정하는 구조조정·회생 절차다. 한국으로 치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과 비슷하다.

미국 본사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입은 재정적 타격을 극복하지 못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TGIF는 본사이자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2008년 TGIF 미국 내 매장 수는 601개, 매출은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했다. 어지간한 국내 대형 식품사 매출을 웃도는 기록이다.

미국 뉴욕 허드슨밸리 TGIF 지점이 지난해 폐점 공고를 붙인 채 닫혀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 허드슨밸리 TGIF 지점이 지난해 폐점 공고를 붙인 채 닫혀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후 급격하게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7억2800만달러(약 1조원)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특히 현지 영업점 50곳이 일년 사이 문을 닫으면서, 미국 내 영업점이 213개에서 163개로 대폭 줄었다.

MFG코리아는 TGIF 국내 영업 종료에 대해 “미국 법인 파산 신청과는 별개의 결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외국 본사와 꾸준히 협력해야 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본사의 위기는 곧 지사의 위기”라며 “자원 확보나 투자 확보 같은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한국처럼 작은 시장은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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