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연봉 7% 상승, 노조와 임금 합의 도출
韓 대기업 임금, 일본·EU 평균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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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봉 보니 괜히 대기업 가려고 하는 게 아니네요”
삼성전자가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2800만 원으로 상승한 가운데 인건비 최적화와 함께 노조와 임금 협약을 완료하며 성과급 제도 개선, 다자녀 직원 정년 후 재고용 검토 등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의 평균임금이 일본, EU를 넘어서며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평균 연봉 1억2800만 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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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4년 직원 급여 총액은 약 16조1628억 원에 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1인당 평균 연봉을 계산한 결과, 1억2500만~1억2990만 원 사이로 분석되며 23년 대비 7%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만1000명을 신규 채용하며 고용도 확대했다. 12월 기준 국민연금 가입 직원 수는 12만5593명으로, 2023년(12만877명)보다 4716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급여·퇴직급여 총액은 16조 원을 넘었으며, 복리후생비(3조4148억 원)를 포함하면 총 19조5777억 원이 지출됐다. 하지만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9.4%로, 2023년(10.6%) 대비 1.2%포인트(p) 하락했다. 연결 기준 인건비 비율 역시 2023년 14.7%에서 13.7%로 감소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전자가 인건비 비율을 다시 10% 이하로 낮추기 위해 재무적으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올해는 핵심 인력 유출 방지와 인건비 최적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노조 간 임금 인상률 및 성과급 등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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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4일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6일간의 집중 교섭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평균 임금인상률은 5.1%(기본 3.0%, 성과 2.1%)로 확정됐으며, 전 직원에게 패밀리넷몰 200만 포인트와 자사주 30주(약 170만 원)가 지급된다.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성과급 제도도 개선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교대근무 수당 신설(20일 근무 시 25만 원 지급), 고정 시간외수당 축소(16.5시간→14시간)를 통해 통상임금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3자녀 이상 직원에 대한 정년 후 재고용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노사 협의를 거쳐 제도가 신설되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삼성전자에서 제도화된다면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 연봉, 일본·EU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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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평균연봉이 1억 원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국내 대기업 평균 연봉이 유럽연합(EU) 평균과 일본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난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 수준 국제 비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대기업의 연간 임금 총액(PPP 환율 기준)은 8만7130달러(약 1억1600만 원)로, EU 평균(8만536달러)보다 8.2% 높았다. 일본(5만6987달러)과 비교하면 52.9% 높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 중소기업의 평균 연봉(PPP 기준)은 5만317달러로, 일본(4만2022달러)보다 19.7% 높았으나 EU 평균(5만2398달러)보다는 4% 낮았다. 이는 22개국 중 10위 수준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 대기업 임금이 일본을 압도하고 EU 상위권에 있는 것은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의 영향이 크다”며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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