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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사직 아이돌’로 불렸던 김민석(두산 베어스)가 ‘잠실 아이돌’로 불릴 수 있을까. 미야자키 구춘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김민석은 1일 일본 미야자키현 소켄야구장에서 열린 미야자키 구춘대회 오릭스 버팔로스와 맞대결에 대타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두산도 10-4로 승리했다.
▲ 선발 라인업
두산 : 이유찬(2루수)-김재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강승호(3루수)-양석환(1루수)-박준영(유격수)-김인태(좌익수)-정수빈(중견수), 선발 투수 콜 어빈.
이날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하게 주고 받았다. 선취점은 두산의 몫. 두산은 1회 선두타자 이유찬의 안타 등으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에서 양석환이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에 2회말 오릭스가 한 점을 쫓아오자, 3회초 양의지가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2점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4회말 ‘에이스’ 어빈이 두 점을 더 내주면서 3-3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두산이 다시 리드를 되찾은 것은 5회초. 두산은 양석환과 박준영의 안타로 3점을 손에 넣으며 6-3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릭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릭스는 5회말 다시 곧바로 한 점을 만회하며 추격에 나섰다. 여기서 두산이 쐐기를 박았고, 그 중심엔 김민석이 있었다. 7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김민석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타점 3루타를 폭발시켰다. 그리고 여동건의 적시타에 김민석이 홈을 밟으면서 오릭스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이후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김민석은 8회초 공격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두 번째 안타까지 만들어내며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두산도 10-4로 승리를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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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은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을 받았다. 데뷔 첫 시즌 김민석은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129경기에 출전해 102안타 3홈런 39타점 53득점 16도루 타율 0.255 OPS 0.702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지난해 41경기에서 16안타 타율 0.211 OPS 0.544에 그치며 입지가 좁아졌다. 그리고 지난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돼 두산으로 전격 이적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꿰찬 롯데보단 세대 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두산에서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김민석은 구춘대회에서 성적은 9타수 1안타로 좋지 않았는데, 대수비로 투입된 후 타석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경기가 끝난 뒤 김민석은 “상대가 빠르게 승부할 것 같아서 노림수를 가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타격에서 몸쪽 높은 코스에 약점이 있었는데 이승엽 감독님과 박석민-이영수 타격코치님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봐주셨고, 좋은 변화로 이어진 것 같다. 다시 신인이 되어 캠프를 치르고 있는 느낌”이라며 “나 자신부터 이겨야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산의 데이터 파트도 김민석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산 데이터 팀은 “김민석은 시드니 1차 캠프에서부터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체를 고정하고 포인트를 앞에 두는 타격이 오늘 효과를 본 것 같다. 또 안타를 친 타석은 초구와 2구를 노려 만들었다”며 “적극적인 타격이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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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김민석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두산의 선택을 받은 박준순도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박준순은 “호주와 일본 캠프를 거치면서 수비 부분에서 많은 성장을 한 것 같다. ‘수비 잘하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면 만족할 것 같다”면서도 “타석에서의 모습은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도 오늘 안타 하나를 기록해서 다행이다. 감독님과 여러 선배님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젊은 선수답게, 독기를 갖고 매 순간 임해서 우리 팀이 강해지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데이터 파트는 “박준순은 볼카운트 1S에서 체인지업을 노려 안타를 쳤다. 콘택트 능력을 갖춘 선수답게 변화구 대처를 잘했다. 신인이 일본 투수 상대로 변화구를 노려 안타를 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며 “젊은 선수들이 휘젓는 모습을 보여주니 팀 전체적으로 활력이 느껴졌다.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마쳤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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