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인생 역전 임박이다. 인기남 등극이 유력하다.
에릭 페디(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최근 2년 사이 두 번이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그저 그런 선발투수였다. 그러나 2023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 투수로 대변신하면서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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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는 메이저리그보다 수준 낮은 KBO리그에 뛰어들면서 이미 메이저리그 복귀를 생각했다. 스위퍼를 장착했고,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를 끌어올렸다. KBO를 폭격하자 2024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로부터 2년 1500만달러 계약을 따냈다.
그런데 페디가 향한 화이트삭스가 작년 최악의 팀이었다. 자연스럽게 페디는 트레이드 대상 1호로 떠올랐다. 화이트삭스로선 팀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페디를 팔아치우는 게 당연했다. 결국 페디는 가을야구를 노리던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 됐다.
이때부터 페디가 저니맨이 될 조짐을 보였다. 세인트루이스는 예상과 달리 페디를 영입하고도 포스트시즌에 못 나갔다. 그러자 올 겨울 간판스타 놀란 아레나도 트레이드를 시도하는 등 리빌딩 모드로 돌아섰다. 미국 언론들은 페디 역시 트레이드 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더구나 올 시즌을 마치면 FA이니, 세인트루이스로선 더더욱 페디와 올 시즌 끝까지 함께할 이유가 없다.
역설이다. 페디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면 트레이드 대상이 되지도 못한다. 실제 지난 시즌 페디와 함께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뛴 크리스 플렉센은 끝내 트레이드 되지 않았다. 페디는 실력으로 저니맨을 넘어 메이저리그의 인기남으로 등극할 조짐이다.
이번 시범경기서도 변함없이 페디다운 모습이다. 23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전서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몸을 풀었다. 그리고 1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 캑티 파크 오브 더 팜 비치스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서도 괜찮았다. 2이닝 1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안타 한 방이 홈런이었다.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이삭 파레디스에게 페디답지 않게 한가운데 실투를 넣다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그러나 이 한 방을 제외하면 깔끔한 투구였다. 이미 페디는 메이저리그에서도 90마일대 중반의 투심과 스위퍼, 커터, 체인지업으로 10승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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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가 메이저리그 역수출 신화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를 할 조짐이다. 2년 연속 시즌 중 트레이드가 유력하다. 아울러 올 시즌 후 2년 전보다 더 좋은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직 32세. 돌아보면 역시 NC행이 인생역전의 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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