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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탐구하는 ‘디깅(digging)’ 트렌드가 확산하며 ‘도감’ 도서가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전문적인 정보와 감각적인 이미지가 결합된 도감 도서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예스24의 집계에 따르면 ‘도감’ 도서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 110종, 2024년 121종이 출간된 데 이어 올해 2월까지 이미 16종이 출간되며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60.6% 증가했고, 2월에는 보름 동안 71.3%의 급성장을 기록하며 도감 도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도감 도서는 이제 특정 분야를 깊이 탐구하는 ‘덕질’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자연과학 및 어린이 도서 중심이었던 도감은 이제 공간, 사람, 건축, 그림, 식음료 등 다양한 주제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세계 무기 도감’, ‘눈꽃 도감’, ‘책방 도감’ 등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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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도 ‘특이 도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간된 ‘도쿄 호텔 도감’은 도쿄의 22개 호텔을 수채화로 표현한 도감 에세이로, 정밀한 건축 도면과 함께 호텔의 특징을 담아 건축 및 여행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도서는 3040 남성 독자들에게 특히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유튜브 숏폼 영상이 20만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온라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사람’ 100명을 기록한 ‘좋은 사람 도감’도 전시와 연계되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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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과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도감도 다르다. 2030 여성 독자들은 인테리어 관련 도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나 홀로 도쿄 자취방 도감’과 ‘세계 배경 인테리어 도감’이 대표적인 예다. 반면, 3040 남성 독자들은 위스키와 커피 등 미식 관련 도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 도감’과 ‘브루잉 레시피 도감’이 이에 속하며, 각각 위스키 입문자와 커피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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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학습을 위한 도감도 증가하고 있다. ‘동사×전치사 도감’은 영어 표현을 시각적으로 정리해 학습 효과를 높인 도서로, 특히 40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해부학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스포츠의학이 쉬워지는 해부학 도감’도 트레이너 및 필라테스 강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도감 도서는 단순한 자료집을 넘어 취향을 깊이 파고드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도 도감 도서는 더욱 세분화되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며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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