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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서 ‘개헌론’에 불 지피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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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24년 12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던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24년 12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던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조기 대선 정국 시 차기 대통령은 ‘개헌’을 이끌고 3년 뒤인 2028년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전 대표가 이날 ‘임기단축 개헌’을 강조하자 여권 내부에서 개헌론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미 두 달 전 똑같은 생각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하며 개헌론 기싸움에 뛰어 들었다. 

◇ 한동훈 “임기단축 개헌”… 오세훈 “개헌론 두 달전 꺼내”

노무현‧박근혜‧윤석열 대통령까지 3번에 걸친 탄핵 정국을 맞으며 정치권 내에서 ‘87년 헌법’의 개헌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권에서 ‘제왕적인 대통령제를 극복해야 한다’며 개헌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조기 대선 국면 시 불리한 정치 지형을 개헌론으로 타파해 보려는 이른바 ‘개헌 카드’인 셈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헌 구상이 있냐’는 물음에 “만약 올해 대선이 치러지면 새 리더는 4년 중임제로 개헌하고, 자신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2028년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러야 한다”며 “2028년 대선에는 당연히 불출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임제 외 개헌 구상으로 비례대표 의원을 상원으로 전환해 중대선거구제로 선거를 치르는 양원제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역 구도를 타파하자는 취지다. 그는 “호남에선 국민의힘이, 영남에선 민주당 의원이 선출되야 지역 구도가 타파될 수 있고, 의석 독점도 어려워 국회에 견제와 균형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개헌 주장이 말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질문에 “정치인은 쪽팔리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며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어기는 건 정말 쪽팔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가 사실상 대권 행보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 상황에서 ‘임기단축 개헌’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 내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전 대표의 ‘개헌론’ 발언에 앞서 자신이 먼저 개헌론을 주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트럼프2기, 한반도 안보의 길을 묻다’ 주제로 열린 제4회 서울시 안보포럼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트럼프2기, 한반도 안보의 길을 묻다’ 주제로 열린 제4회 서울시 안보포럼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그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한 전 대표의 ‘개헌론’에 대해 “사실은 벌써 한두 달 전에 저도 똑같은 생각을 밝힌 바 있다”며 “당의 후보가 되면 다음 총선 시기를 맞춰 개헌하고 바뀐 헌법에 의한 통치를 (대통령) 다음 임기 때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원인은 ‘국회의 입법 폭주’ 때문이라며 내각제적 요소인 의회 해산권과 의회의 내각 불신임권을 개헌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개헌 시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 외교‧안보의 권한만 남기고 내치의 권한은 총리에게 주는 이원집정부제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개헌토론회에 참석해 ‘지방분권’에 방점을 찍은 개헌을 설명한 바 있다. 오 시장은 토론회에서 “대부분의 경우 5년 단임제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며 “저는 그것도 반대하지는 않지만 대통령이 가진 막강한 권한을 지자체에 넘겨서 지자체별로 재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고 의회의 폭거도 줄일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와 오 시장 모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 전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경계하면서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헌을 실현해 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헌법 개정의 키는 국민의힘이 아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권이 가지고 있어 여권 주자들의 개헌론 공약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현행 헌법 개정 시 국회 재적 의원의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야권의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중이 중요한 셈이다. 이 대표는 여권에서 개헌론에 군불을 지피는 것과 다르게 현 정국에서 개헌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을 아끼고 있다. 그는 전날(27일) SBS 유튜브 ‘스토브리그’에서 “이(개헌) 논쟁은 블랙홀과 같다”며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당장은 아니지만) 개헌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사위크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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