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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치료제 타미플루, 효과 논란 재점화…실효성 우려 속 비급여 치료 급증 ‘합리적 처방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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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독감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타미플루(성분명 오셀타미비르)가 실질적인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의료계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처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타미플루가 여전히 안전한 치료제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독감 치료제 처방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시점이다.

독감 치료 방식의 효율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됨과 동시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타미플루 같은 경구 치료제보다 비용 부담이 큰 비급여 치료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환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처방 기준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사협회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타미플루가 독감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거나 증상을 유의미하게 완화하지 못한다는 연구 분석 결과가 게재됐다.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타미플루가 독감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거나 증상을 유의미하게 완화하지 못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타미플루 처방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기존 치료 가이드라인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발표된 연구는 캐나다 맥매스터대 연구팀이 수행한 것으로, 1971년부터 2023년까지 독감 환자 3만4332명을 대상으로 한 73건의 연구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연구 결과, 타미플루를 포함한 항바이러스제가 독감 환자의 사망률과 입원율을 유의미하게 낮추지 못했으며, 증상 지속 시간 단축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강한 성인의 경우 타미플루를 복용해도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과 차이가 없었다. 연구에서는 저위험군 독감 환자 1000명당 사망자가 타미플루 복용 시 0.2명, 해열제 및 휴식 치료 시 0.17명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고위험군에서도 사망률 차이는 0.32명에 불과했다.

반면, 타미플루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률은 표준 치료군보다 높았다. 오셀타미비르를 복용한 환자의 15%가 구토,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을 경험한 반면, 표준 치료군의 부작용 발생률은 12.2%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오셀타미비르가 부작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의료계 “타미플루 처방 줄여야” vs “여전히 안전한 치료제”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에 전해지면서 의료계에서는 타미플루 처방 방식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에서 젊고 건강한 독감 환자에게도 거의 무조건적으로 타미플루가 처방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불필요한 처방이 부작용을 초래하고 항바이러스제 내성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타미플루 복용 후 10대 청소년이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2019년부터 10대 청소년에게 타미플루 처방을 제한했다.

타미플루가 처음 개발될 당시부터 저위험군 환자에게는 반나절 정도 증상을 단축하는 효과밖에 없다는 점이 알려져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무분별한 처방을 줄이고,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감 치료의 기본 원칙은 해열진통제 투여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독감은 며칠 쉬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질환이므로, 무조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신종플루 유행 이전까지는 항바이러스제 없이도 독감을 치료해왔으나, 현재는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필수적인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열진통제와 항바이러스제를 분리해 독감 치료를 접근해야 하며, 환자의 상태에 맞춘 처방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필요할 수 있지만,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해열진통제만으로 충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합병증이나 사망 사례가 불안감을 조성하지만,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이를 막을 수 있는지는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타미플루가 여전히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독감 치료제라는 주장도 있다. 타미플루가 현재까지 독감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일부 구토나 설사 같은 가벼운 부작용을 제외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본에서 발생한 10대 투신 사건 역시 타미플루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국내 질병관리청이 타미플루 1000만 명분 이상을 비축하고 있는 점도 해당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과를 신뢰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70만~100만건의 타미플루가 처방됐으며, 이 기간 부작용 보고 건수는 연간 100~200건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독감 치료제 처방 방식 변화 필요…효과·비용 면밀히 따져야

실효성 논란이 커지면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타미플루 같은 경구 치료제 처방은 줄어드는 반면, 비급여 치료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치료 효과가 비슷함에도 비용 부담이 큰 비급여 치료가 확대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에서도 독감 치료제 처방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독감 비급여 치료 주사 진료비가 5년 새 5배로 증가했다. 독감 검사와 치료주사 비급여 진료비는 2023년 각각 2350억원과 31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213% 증가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비급여 독감 치료비 증가가 두드러졌다. 2023년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독감 검사와 치료주사 진료비는 각각 2064억원, 2498억원으로 전체 비급여 독감 검사·치료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일각에선 독감 진단 후 항바이러스제 처방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상품이 늘어나면서 불필요한 치료 수요가 증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감 치료제 처방 방식이 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국내 실정에 맞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 치료제의 비용 대비 효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어떤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향후 추가 연구와 정책적 논의를 통해 불필요한 처방을 줄이고, 환자의 건강과 경제적 부담을 균형 있게 고려한 치료 체계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퍼블릭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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