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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D-1] 원작 소설 VS 영화, 결정적 차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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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 17' 속 미키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의 모습.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미키 17’ 속 미키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의 모습.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가 그를 10번 더 죽였거든요.” 2019년 개봉한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공개하는 신작 속 캐릭터를 두고 봉준호 감독이 한 말이다. 봉 감독이 28일  개봉하는 영화 ‘미키 17’로 돌아온다. 미지의 얼음 행성을 개척하는 불멸의 복제인간 미키가 주인공인 ‘미키 1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2022년 발표한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봉준호 감독은 소설이 출간되기 전인 2020년 “14쪽짜리 요약본”으로 원작을 먼저 접했다. 감독에 따르면 판권을 가진 워너브러더스가 제작사인 플랜B엔터테인먼트에게 소설을 보여줬고, 플랜B가 이를 감독에게 전달했다. “이상한 영화를 많이 찍는 제게 (요약본을)건네줬는데 완전히 매혹됐다”고 밝힌 감독은 원작에 등장하는 ‘휴먼 프린팅’이라는 콘셉트에 흥미를 느껴 연출을 수락했다. 휴먼 프린팅은 생체 정보와 과거의 기억을 업로드하면 같은 사람을 몇 번이고 출력할 수 있는 복제 기술. 미키는 우주 식민지 개척을 위해 위험한 작업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expendable)으로, 언제든지 휴먼 프린팅을 통해 되살아난다. 감독은 “프린트되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이의 심정은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 ‘역사학자’에서 ‘극한직업 청년’으로 바뀐 미키

얼음 행성 개척에 투입돼 위험한 작업을 수행하다가 죽으면 복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미키의 이야기. 영화는 이 같은 원작의 주요 줄거리를 따라간다. 하지만 캐릭터 설정과 시대배경 등은 봉준호 감독의 각색을 통해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미키 17’은 소모품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18번째 미키가 출력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소설의 ‘미키 7’이 영화에서는 ‘미키 17’이 된 것은 미키가 원작 대비 10번이나 더 죽고 복제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작의 미키7과 미키8의 설정은 영화에서 미키17과 미키18로 바뀐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를 10번 더 죽인 이유에 대해 “원작보다 많이 죽이려고 그랬다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미키 87이나 미키 124로 했을 것이다. 미키가 죽기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18이라는 숫자는 성인 되는 나이인 18세를 의미해 설정했다”고 밝혔다. 영화 제목은 열일곱 번이나 죽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성인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중요하게 담겼다.  

미키의 직업도 바뀌었다. 원작에서 역사학자였던 미키는 영화에선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사채까지 얻어 마카롱 가게를 열었다 실패하고 막대한 빚을 지게 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청년(로버트 패틴슨)으로 바뀌었다. 미키는 빚쟁이를 피해 결국 외계 행성으로 도망치듯 이주한다. 미키가 마카롱 가게를 차린 이유는 봉 감독의 개인적인 ‘선호’의 영향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마카롱을 좋아해서 커피랑 자주 먹는다. 미키가 섣부르게 마카롱 가게를 열었다가 실패하는데, 그런 사연이 있으면 좀 더 가엾고 공감이 가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배경은 원작에서는 멸망한 지구였지만 영화에서는 현재와 비교적 가까운 2054년으로 앞당겼다. 원작에서 미키는 지구가 아닌 미드가르드라는 이름의 행성에서 스포츠 도박으로 돈을 날린 역사학자이다. 하지만 지구가 멸망한 시대에서 역사가는 무시당하기 일쑤다. 이와 달리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유에 대해 봉 감독은 “여러분들이 겪게 될 이야기”라며 “현실감 있고 우리 피부에 와닿는 SF다. 2~3년 후에 우리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예측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영화 속 이야기가 SF로 보일지 몰라도 우리가 겪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관객이 실제로 겪을 수 있는 미래를 설정으로 해 피부에 와닿는 SF를 만들고자 했던 감독의 의지다.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각색 과정에서 봉준호 감독이 꼭 지킨 것이 있다. 바로 미키와 여자친구 나샤(나오미 애키)의 사랑이다. 감독이 영화에서 남녀의 로맨스를 다루는 건 이번 영화가 처음이다. 원작에서 나샤가 미키를 지켜주는 내용을 접한 뒤 “‘이게 핵심이구나’ 싶었다”는 감독은 “사랑은 ‘미키 17’의 기둥이자 척추 같은 것으로 원작에서 이것만큼은 바꾸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독재자 마셜.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독재자 마셜.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 독재자 케네스 마샬의 아내…원작에는 없던 캐릭터

원작의 독재자는 예르니모 마셜이라는 이름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로 바뀌었다. 얼음 행성 개척에 앞장서는 사령관 케네스 마셜에게 미키와 청년들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뿐이다. 소설에서 예르니모 마셜이 냉정하고 권위적이라면 영화에서는 화려한 쇼맨십을 바탕으로 다소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알고보면 무능력해 아내인 일파 마셜(토니 콜렛)에게 의존하는 모습도 보인다. 일파 마셜은 원작에 없는 캐릭터.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일파 캐릭터를 만들었다. 일파는 우유부단한 마셜에게 귓속말로 조언하며 그를 교묘한 방식으로 조종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일파는 음식 소스에 집착하는 등 기묘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조금은 엽기적인 방식으로 서로를 향한 애정을 표출하는 마셜 부부는 얼음 행성의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한 뒤틀린 욕망으로 그 어떤 기상천외한 행동도 서슴지 않아 기괴함을 더한다. 봉 감독은 “독재자가 커플로 나올 때 더 무섭고 블랙코미디가 강해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얼음 행성에 사는 외계 생명체이자 토착 생물 ‘크리퍼’도 원작과는 다르게 그려졌다. 원작에서는 지네와 닮은 모습으로 묘사됐으나 영화에서는 다소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느낌을 안긴다. 물론 괴생명체로 징그럽기도 하지만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고 애정이 가는 캐릭터다. 봉 감독과 ‘괴물’ ‘옥자’를 함께한 장희철 디자이너와 세 번째 협업을 통해 탄생한 크리퍼의 시작은 크루아상 빵과 동물 아르마딜로였다. 

봉준호 감독은 “크루아상은 유심히 보면 수축과 확장을 통해 움직일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베이비(새끼) 크리퍼는 “귀여움을 담당”하고, 주니어(청년) 크리퍼는 “액션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베이비 크리퍼를 구하기 위해 수백, 수천의 크리퍼가 떼로 몰려오는 장면을 통해 봉 감독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생명체를 탄생시켰다.

나오미 애키(왼쪽)와 로버트 패틴슨.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나오미 애키(왼쪽)와 로버트 패틴슨.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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