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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석의 생생 밀리터리] 사관생도가 되는 첫 관문 ‘가입교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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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태릉의 육군사관학교에서는 85기 신입 생도들이 입학식을 갖고 정식 사관생도로의 출발을 알렸다. 해군사관학교도 한발 앞선 14일 168명의 신입 생도를 맞았다. 공군사관학교는 28일 입학식을 앞두고 있다.

▲ 5주간의 가입교 훈련을 마친 해군사관학교 83기 신입 생도들이 입학 선서를 하고 있다. / 해군사관학교
▲ 5주간의 가입교 훈련을 마친 해군사관학교 83기 신입 생도들이 입학 선서를 하고 있다. / 해군사관학교

각 군의 사관학교 연병장은 매년 1~2월이면 동장군이 무색하리만큼 열기가 뜨겁다. 사관학교에 선발된 신입생들이 정식 생도가 되기 위해 받는 기초군사훈련, 이른바 ‘가입교 훈련’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은 화랑기초훈련(육사), 충무기초훈련(해사), 성무기초훈련(공사)으로, 통상 1월부터 시작해 5주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2017년부터 4주에서 5주로 확대한 육사와 전통적으로 5주를 고수해 온 해사와는 달리 공사는 4주간 이뤄진다.

여느 기초군사훈련이 그렇듯 총기부터 군복과 군화에 이르는 군장품 일체가 지급된다. 물론 헤어스타일까지 순식간에 바뀐다. 이들의 훈육을 담당하는 소대장은 3학년 선배 생도들이 맡는다. 기파 생도(기초훈련 파견 생도의 준말, 육사), 소대장 생도(해사), 지도 생도(공사)로 불리는 이들은 수준 높은 요건과 면접 등을 통해 선발된다.

신입생의 가입교 1~2개월 전부터 기초훈련 전 과정에 대한 별도 교육과 워게임, 체력 훈련을 마친다. 행군 경로 답사부터 발생 가능한 위험 요소를 사전 식별하고 대비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신입생들은 민간인에서 군인이자 사관생도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군사훈련을 받는다. 훈련을 마칠 때까지 일반 선배 생도들과는 철저하게 분리된다. ‘악에 받친’ 함성과 군가 소리가 연일 교정을 메우며 훈련의 여정에 끝이 보일 때면 졸업을 앞둔 4학년 선배 생도들은 엇갈린 운명을 맞는다. 신입생들이 생도사(생도 기숙사)에 입성하면, 기숙사를 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훈련 기간의 신입생 숙소는 주인이 뒤바뀌어 졸업을 앞둔 4학년 생도들이 차지하게 된다. 그러한 임시 숙소를 생도들 사이에서는 ‘양로원(육사)’, ‘특별대대(해사)’라 부르기도 한다.

기초훈련에는 각 군 사관학교만의 전통 의식도 눈에 띈다. 육사는 사자굴 의식과 태릉탕이, 해사는 옥포만 의식이 그것이다. 사자굴 의식은 예복을 입은 선배 생도들이 기숙사인 화랑관 앞에서 ‘사자굴’을 형성해 함성과 박수로 화랑관에 첫 입성하는 신입 생도들을 맞는 행사다. 사자는 육사의 상징 동물로, ‘새끼 사자’로 비유되는 신입생들은 역경을 이겨내며 선배 생도들과 감회의 첫 대면을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태릉탕은 훈련 막바지에 실시한다. 육사 정신의 산실이자 과거 내무반 터였던 태릉탕에 들어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결의하는 취지에서 1985년부터 이어져 왔다. 한겨울 살을 에는 얼음 호수에 들어가 정신 무장을 하는 극기 훈련이다. 해사에도 이와 비슷한 옥포만 의식(일명 옥포탕)이 있다. 50여 년간 이어져 내려온 해사만의 전통 의식으로, 기초훈련 신입생들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한밤중 연병장에서 이어지는 옥포만 바다에 입수한다. 예전에는 알몸으로 극한의 바다를 버텨야 했지만 여성에게 문호가 개방되면서부터 전투복을 입은 채로 바다에 입수한다.

▲ 육사의 ‘사자굴 의식’. 화랑기초훈련 중 가입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재교생들을 위해 실시하는 환영행사이다. /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캡처
▲ 육사의 ‘사자굴 의식’. 화랑기초훈련 중 가입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재교생들을 위해 실시하는 환영행사이다. /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캡처

최근 10년 자료를 분석해 보면 남자 신입생의 평균 경쟁률은 육사가 23.4:1, 해사와 공사는 각각 22.3:1, 27.6:1이다. 여자 신입생의 경쟁률은 훨씬 높다. 육·해·공사별로 각각 70.6 : 1, 55.1 : 1, 67.6 : 1까지 이르고 있어 사관학교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가 남다르다.

이렇듯 어려운 경쟁률을 뚫고 사관학교를 들어섰지만 모두가 사관생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초 훈련을 통과하지 못해 퇴교하는 비율은 기수별로 평균 약 5% 남짓이다. 합격을 통보받은 학생 모두가 가입교 훈련에 참여했다는 전제하에 분석해 보면 육사는 올해 2학년으로 진급하는 84기의 퇴교율이 약 10%에 달했다. 공사는 4학년에 오르는 74기가 약 14%로 평균보다 높았다.

▲최근 10년간 사관학교별 경쟁률 추이. /생생비즈 그래픽
▲최근 10년간 사관학교별 경쟁률 추이. /생생비즈 그래픽

삭풍과 맞서며 당당하게 훈련을 마친 신입생들은 사관생도들만의 전유물인 예식복을 입고 입학식의 주인공이 된다. 이들이 생도사로 입성하게 된다 해도 인내와 극기의 시간은 적어도 1년간은 보장(?)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숨만 쉬는 데도 세상의 지적이란 지적은 다 받으며 연중 땀 마를 날이 없는 1학년 생활이 앞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흔히 ‘두더지’(육사), ‘바텀’(해사), ‘메추리’(공사)라 부른다. ‘두더지’는 땅 위를 올라올 수준이 안된다는 의미도 있지만 선배들을 피해 숙소에서 나오지 않아 땅 밑에서 기어다니는 것으로 빗댄 표현이다. ‘바텀(bottom)’은 배 밑바닥을 뜻하는 것으로 복종의 의미를 담는다. ‘메추리’는 날지 못하는 새를 일컫는다. 1학년을 상징하는 은어들만 봐도 이들의 생활이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육사는 계엄사관학교라는 비아냥 소리를 듣고 있다. 하지만 폐교까지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 본다. 우리 육군을 이끌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자원들이 월등하게 많이 배출되어 온 곳이 육사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사와 공사 역시 바다와 하늘을 지키는 엘리트 장교들을 꾸준히 양성해 왔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매화라고 한다. 화랑대(육사)와 옥포만(해사), 성무대(공사)에서 역경을 딛고 핀 신입 생도들이 매화의 곧은 절개처럼 겨우내 토해낸 함성을 잊지 말고 조국의 ‘호국간성(護國干城)’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생생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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