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2조 원대 모로코 수주
코리아 원팀 협력으로 성사
K-철도, 세계 시장 경쟁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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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이 합심한 ‘코리아 원팀’의 성과입니다.”
침체된 철도 사업에서 반전의 기회를 노리던 현대로템이 마침내 값진 성과를 거뒀다.
현대로템은 25일(현지시간), 모로코 철도청과 총 2조2027억 원 규모의 2층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공식 발표했다. 이는 현대로템 역사상 단일 철도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의 수주다.
48년간 쌓아온 기술력, 세계 50개국 진출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사업은 1977년 현대차량 주식회사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이후 1979년 국내 최초 디젤기관차 제작, 1980년 전동차 개발, 1988년 인도네시아 첫 수출 등을 거치며 꾸준히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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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의 철도차량 부문이 통합되며 한국철도차량이 출범했고,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되면서 2002년 사명을 ‘로템’으로 변경했다.
기술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1988년 자기부상열차 개발, 2008년 KTX-산천 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열차를 제작한 국가 반열에 올랐다. 현재는 수소전기열차 등 친환경 철도차량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가 수주 탈피,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흑자 전환
그러나 2010년대 후반, 현대로템은 심각한 수익성 위기를 겪었다. 출혈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가 지속되면서 2018년 470억 원, 2019년 259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20년 이용배 사장 취임과 함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됐다.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신설하고,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 전략을 도입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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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2019년 2595억 원 적자를 냈던 레일솔루션 부문은 2021년 27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모로코 수주, ‘코리아 원팀’의 협력 결실
이번 모로코 수주는 ‘코리아 원팀’의 긴밀한 협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백원국 제2차관이 현지를 방문해 협력을 논의했고, 국가철도공단과 코레일도 수주 활동에 힘을 보탰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로템이 공급할 전동차는 시속 160km급으로,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주요 지역을 연결할 예정이다. 이는 2030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모로코의 교통 인프라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수주 물량의 부품 90%를 국내 200여 개 중소·중견기업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세계 시장에서 K-철도의 경쟁력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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