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정부가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비수도권 15곳의 개발제한구역(GB·그린벨트)을 해제하고 산업·물류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과, 국토부 해체까지 주장하는 격앙된 반응이 공존하고 있다.
지난 25일 정부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등 관계기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개발제한구역 비수도권 국가·지역전략사업 15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지난해 2월 울산서 ‘GB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비수도권 그린벨트를 폭넓게 해제하겠다고 약속한 지 1년만의 결과다.
◇ 지방살리기 나선 정부… 산업·물류단지 조성하겠다
정부가 지정한 비수도권 국가‧지역전략사업 선정 세부내역을 보면 △부산권 3곳 △대구권 1곳 △광주권 3곳 △대전권 1곳 △울산권 3곳 △창원권 4곳 등이다. 15곳의 총면적은 42㎢(제곱킬로미터)로, 6개의 권역에서 제출받은 33곳의 사업 수요 중 선정된 곳들이다.
선정된 15곳의 선전 배경을 두고 국토부는 “사업계획이 구체적이라 실현 가능성이 높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큰 사업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선정된 15곳의 사업 중 산업·물류단지 조성사업이 10곳으로 가장 많이 선정됐다. 선정 이유는 산업수요가 충분해 실현가능성이 높고, △자동차 △반도체 △수소 △이차전지 등 국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파급효과도 예상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국토부 측은 밝혔다.
특히 주목할 점은 환경평가 1·2등급지 비율이 높거나 지자체 그린벨트 해제 총량이 부족해 기존 제도 하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던 사업도 5곳이 선정된 점이다. 국토부 측은 지난해 4월 관련 지침을 개정해 환경평가 1‧2등급지도 대체지를 지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제가 가능해져 선정된 지역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들의 경우 산업과 공공기능을 복합한 공간을 조성하거나 주민의 쉼터 및 자연공간 확보 등을 위해 공원·녹지를 조성해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그동안 정비가 어려웠던 지역이 주민과 지역사회를 위한 혁신공간으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의 총 사업비는 약 27조8,000억원이며, 이를 통해 124조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38만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린벨트 해제의 경제적 효과와 지자체의 전략사업 추가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추후 2차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추가 사업의 가능성을 예고했다.
◇ 유연한 접근 필요하다 vs 국토부 해체하라
정부의 방침에 몇몇 평가들이 줄지어 나왔다. 눈앞에 닥친 지방소멸과 인구감소를 억제하기 위한 방침 중 하나라 제한적이지만 점차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입장과, 심각한 국토훼손을 멈추고 침묵하는 환경부와 주도하는 국토부는 당장 해체하라는 격양된 입장이 공존했다.
먼저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방침을 두고 “30년 뒤면 국내인구가 현 시점의 절반으로 감소한다는 전망과 함께 지방소멸이 가시화 되고 있어 국가 미래가 불투명한 시점에서 논의해 볼 수 있는 사항”이라며 “예정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산업경쟁력으로 끌어올려 상쇄하는 것은 장기적이지만 궁극적인 정책목표라 적용 범위는 비수도권에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따라서 기존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시도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순한 부동산 개발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는 지양해야 하며, 적절한 제재방안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실무단계에서 주택을 포함한 복합개발이나 집을 지을 땅을 확보하기 위한 그린벨트 해제 주장도 나올 수 있어 이에 걸맞는 방안도 함께 준비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훨씬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국정 혼란기를 틈타 그린벨트를 해제하려는 무책임한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이다.
경실련은 입장문을 통해 “국정 혼란기를 틈타 장관회의를 빌미로 특정집단의 이익만을 보호하고, 국토의 지속가능을 훼손하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규탄한다”며 그린벨트 해제 발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지난 1998년 그린벨트 일부 해제 이후 1·2등급지는 어느 누구도 해제를 거론하지 않았다”며 “그린벨트 유지의 핵심은 그린벨트 1·2등급지 보전이고, △농업적성 △식물상 측면 △수질 측면에서 가장 필요하며, 또 최상위 등급지표 평가를 받는 지역들이 포함돼 있어 환경의 보루인 그린벨트 1·2등급지가 무너지면 끝이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린벨트가 해제됐으나 경제적 진척상황이 없거나 이도 저도 아닌 곳으로 남은 곳도 많다”며 “정부는 그동안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전국 산단의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부터 철저하게 전수조사하고, 침체되고 있는 기존 국가산업단지, 지방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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