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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오키나와(일본) 김경현 기자] “조금 각이 다를까요?”
KIA 타이거즈 아담 올러가 구사한 슬러브가 화제다. 훌륭한 각은 기본이고, 커브와 슬라이더와 동시에 사용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타자 출신인 이범호 감독은 어떻게 봤을까.
올러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 1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처음으로 실전을 치른 올러는 최고 구속 151km/h를 찍었다. 총 21구를 던져 포심 패스트볼 13구, 커브 3구, 슬러브 3구, 슬라이더 1구를 구사했다.
슬러브는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정도 성격을 띈다. 커브보다는 덜 휘지만 슬라이더보다는 많이 휜다는 의미. 보통 투수들은 비슷한 무브먼트의 구종보다는 상반된 움직임의 변화구를 구사하곤 한다. 슬러브와 커브, 거기에 슬라이더까지 곁들이는 경우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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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러는 심우준을 상대로 슬러브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KIA가 3-1로 뒤진 6회초 1사에서 심우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올러는 손쉽게 2스트라이크를 선취, 심우준을 궁지에 몰았다. 심우준은 연이은 커트로 올러를 괴롭혔고, 어느새 볼카운트는 2-2가 됐다. 심우준에 말리는듯 했던 올러는 슬러브를 꺼내들었고,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 카운트를 더했다.
다음날 이범호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어제 좀 세게 던지더라. 배탈이 났어서 저렇게 세게 안 던져도 되는데 했다. 확실히 구위나 변화구 스핀도 괜찮았다. 한국야구 잘 적응하면 좋은 피칭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올러 피칭을 평가했다.
앞서 제임스 네일을 보고 ‘KBO리그에서 성공할 유형’이라 말한 바 있다. 올러도 네일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까. 이범호 감독은 “괜찮다. 가지고 있는 생각도 올바르다. 타자와 상대도 다른 리그를 많이 경험을 해서 그런지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한국 음식도 영향을 받는 것 같지 않다. 네일이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 적응은 큰 문제 없지 않을까”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슬러브가 화두에 올랐다. 네일의 슬러브는 135~131km/h, 평균 133km/h를 찍었다. 커브는 130~131km, 평균 131km가 찍혔다. 구속에서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타자가 보는 느낌은 어떻게 다를까.

이범호 감독은 “조금 각이 다를까요? 스피드는 비슷하지만 커브는 조금더 종으로 쓰고 슬러브는 스위퍼 느낌으로 쓰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던지는 것 같다. 본인이 두 개를 다 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커브 그립이 안 좋을 땐 슬러브를 던지기 위해 구종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컨디션에 따라 어느 구종을 더 많이 쓰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이어 “쓰는 타이밍이 다를 것 같다. 커브를 쓰면 좀 낮게 쓸 것이고, 스위퍼를 쓰면 몸쪽으로도 쓰고 결정구로도 쓸 것이다. 한국 야구에 적응하고 타자들 분석하면서 타자들 분석을 해보면, 이 친구는 어떤 공이 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올러가 그 공을 많이 쓸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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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러는 “커브는 좌타자에게 더 많이 사용한다. 특히 초반 카운트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용도로 쓴다. 슬러브는 우타자 몸쪽으로 많이 활용한다. 웬만하면 카운트 초반에 몸쪽 높은 직구로 타자를 (배터 박스에서) 떨어뜨려 놓고 그 다음 슬러브를 많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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