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공동 연출한 김혜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26일 개봉한다. 최근 개봉하는 많은 영화가 그렇듯, 2021년 제작된 지 약 4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영화는 고등학생 인영(이레)이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게 된 후 살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혼자 남겨진 소녀는 밀린 집세 때문에 쫓겨나지만 밝고 씩씩하다. 한국 무용을 하는 인영은 자신이 속해 있는 예술단에 숨어 생활하다 깐깐하기로 이름난 예술단 감독 설아(진서연)에게 들키게 되고 두 사람은 예기치 않게 한 집 살림을 시작한다.

언뜻 진부해 보이는 설정이지만, 영화는 예상을 뒤엎는 전개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장 위로가 필요할 것 같은 인영이 오히려 밝은 기운으로 설아를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그렇다. 완벽주의자였던 설아는 인영의 영향으로 점차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특히 카메오로 출연한 배우 손석구는 동네 약사 역할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진지하지 않은 듯 가볍게 연기하면서도 인영에게 속 깊은 위로를 전해 ‘괜찮은 척했던’ 인영은 물론, 관객마저 울린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억지스러운 로맨스나 자극적인 요소 없이 순수한 감동을 전달한다. 102분의 러닝타임(상영시간) 동안 적어도 두세 번의 눈시울을 적실 만큼 깊은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김혜영 감독은 “우리 모두 치열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조금씩 스스로에게 관대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도 된다고 얘기하고 싶었다”고 영화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한국 무용이다. 무용은 개인의 열망, 질투, 회복을 표현하는 주 도구가 된다. 특히 영화 말미 배우들이 선보이는 군무(群舞)는 ‘화합’과 인물들 간의 관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관전 포인트가 된다.
김 감독이 ‘동 나이대 가장 훌륭한 배우’라고 극찬한 이레는 씩씩하고 밝은 인영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차가움과 따뜻함을 오가는 설아를 섬세하게 표현한 배우 진서연은 다시 한번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다. 인영과 묘하게 경쟁하는 ‘금수저’이자 예술단의 센터 ‘나리(정수빈)’, 인영의 옆자리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사친(성별이 남성인 친구) ‘도윤(이정하)’도 따뜻한 성장 드라마를 지탱하는 한 축이 된다.
영화에는 억지 로맨스도, 살인도 좀비도 없다. 자극적 콘텐츠가 넘쳐나는 도파민 홍수 속에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잔잔하지만 건강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 인영이 상실의 아픔 속에서도 위로받고 위로 하며 살아 나가고 있지 않냐고, 당신도 그럴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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