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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1사-1시장] 학생의 놀라운 생각, 시장의 놀라운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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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이 샘솟는 대학생들이 전통 시장 상인을 만났을 땐 어떤 시너지를 이뤄낼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추진하는 우리동네 1사-1시장 프로젝트 9개 팀 중 두 번째로 소개할 팀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와 용인중앙시장. 단지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했으나 참여 학생들은 그 무엇보다 뜨거운 열의를 보였다. 시장 상인들 또한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도와 결국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 덕에 경기중기청장상을 수상했고, 지금도 상생·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다.

▲ 경희대 학생들이 용인중앙시장 김정훈 수석부회장의 안내에 따라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용인중앙시장
▲ 경희대 학생들이 용인중앙시장 김정훈 수석부회장의 안내에 따라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용인중앙시장

▲경희대 6총사와 전통시장의 콜라보

전통시장은 항상 젊은 층들의 유입을 바란다. 그들은 유행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SNS에 능숙해 최고의 홍보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고 SNS에 특화된 대학생들은 시장에 가장 필요한 인재들이다. 용인 유일 전통시장이자 큰 규모를 자랑하는 용인중앙시장도 이러한 요구를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희대 학생들은 용인중앙시장의 목마름에 답하기라도 한 듯 각양각색의 창의성을 발휘해 시장에 꼭 필요한 방향들을 제시했다.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27명의 학생이 꾸린 총 6개 팀은 ‘시장과의 상생’에 초점을 두고 결과를 도출했다. 이들은 서비스경험디자인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로 재정적인 굴레에서 벗어나 오로지 ‘상생’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나갔다. 그 뒤에는 학생들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지도교수의 도움도 있었다.

상인들도 학생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인터뷰와 시장 조사를 하러 다니는 학생들을 품에 안기라도 하듯 먹을거리를 챙겨주고 상인회 임원들도 직접 학생들을 반겨줬다. 경희대-용인중앙시장 협업 발대식에 참여할 학생들을 위해 대형버스를 대절해주기도 했다.

▲ 경희대 ‘조아용인팀’ 학생들이 제작한 ‘햇당이’ 캐릭터 굿즈. /사진제공=용인중앙시장
▲ 경희대 ‘조아용인팀’ 학생들이 제작한 ‘햇당이’ 캐릭터 굿즈. /사진제공=용인중앙시장

용인중앙시장은 큰 규모 탓에 미로 같은 구조를 띠고 있어 방문객들이 길을 헤매기 십상이다. 특히 관광객이라면 더 그렇다. 또 기존 고객들만으로는 더 이상의 미래를 장담할 수도 없다. 이렇듯 내수시장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광·다문화 친화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경희대 6개 팀 중 두 팀에는 중국인 유학생이 속해 이러한 변화를 만족시켜줬다.

학생들은 중간중간 워크숍을 갖고 상인회와 Q&A 시간도 가졌다. 6개 팀은 팀별로 시장 곳곳을 다니며 상인들의 입장을 듣고 그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했다. 그 결과 다양한 나침반이 탄생할 수 있었다. 어떤 팀은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 리플렛을 만들어 시장 골목 소개와 시장의 추천 음식 리스트를 정리했다. 다른 팀들은 상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AR기술을 이용한 산책 서비스 등 디지털 서비스의 확장, 한국 전통시장에서 즐기는 테마 맛집투어 키트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환경을 생각한 친환경 장보기와 친환경 플리마켓도 빼놓지 않았다.

‘스킨십’이 많았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설명이다. 마주 보고 많은 대화가 오갈수록 더 나은 결과를 향해 갈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학기 특성상 비교적 늦게 첫 미팅을 했으나 서두르지 않고 꼼꼼하게 총 4차례의 만남을 가졌다. 이를 통해 충분한 사전 공감대를 형성한 후 행동에 옮겼다.

11월 중 가졌던 ‘공동디자인 워크숍’에서는 문제를 정의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가졌다.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이 진행된 워크숍을 계기로 학생들은 다양한 피드백을 듣고 자신만의 항해를 확신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성과를 도출해 보람과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고, 용인중앙시장은 이들의 성과를 통해 발전 방향을 다시금 짚어볼 수 있었다.

▲ 이은숙 단장
▲ 이은숙 단장

▲이은숙 용인중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장

두 기관의 협력을 이끌고 있는 이은숙 용인중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장과 정지연 경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두 인물은 모두 상생에 성공한 이유로 ‘적극성과 열정’을 꼽았다. 이들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상생 방안을 털어놨다.

이 단장은 우리동네 1사-1시장으로 매칭된 경희대 학생들에 대해 “놀랍다”고 표현했다. 그는 “젊은 시각에서 우리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솔직한 심정을 알고 싶었다”며 “훌륭한 학생들이라는 건 알고 있었으나 그들이 내놓은 결과물을 봤을 때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토록 꼼꼼하고 훌륭한 성과를 내놓은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단장은 “27명의 학생 중 어느 하나 적극적이지 않은 학생이 없었다. 10월에 열린 별빛마당 야시장에도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수정 방향을 제시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올해 사업계획에도 경희대와의 협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경희대 6팀 중 한 곳인 ‘용포터즈’ 팀의 ‘다시쓰장’ 성과가 올해 사업계획에 들어가 있다. 또 기존 용인중앙시장 마스코트인 ‘별당이’와 경희대가 제안한 캐릭터 ‘햇당이’를 디자인한 캐릭터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올해에도 경희대와의 연을 이어 나가기 위해 지난해 결과물들을 응용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는 “사실 이런 인연은 매우 귀중한 기회”라며 “학생들의 훌륭한 결과물이라는 재료를 2025년 사업에 녹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정지연 교수
▲ 정지연 교수

▲정지연 경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정지연 경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먼저 용인중앙시장 관계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시간 제약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으나, 용인시장 관계자분들이 적극 협력해준 덕에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덕에 학생들이 열의를 잃지 않고 프로젝트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 열렸던 성과공유회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정 교수는 “아무래도 학생들이 학기 수업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다 보니 최종 성과물을 12월 중순쯤 낼 수 있었다”며 “성과공유회가 12월 초에 열렸다 보니 학생들의 성과물이 100% 반영되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협의 중인 사안도 밝혔다. “사실 며칠 전에도 용인시장과 올해 협력에 대한 미팅을 진행했다. 3월 중으로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올해는 직접 실증까지 이어져 상인들이 몸소 체감할 만한 결과를 내는 방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교수는 1사-1시장 프로젝트가 더 발전하기 위해선 경기중기청이 ‘중간 장치’를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성과가 나도 실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간 장치가 필요하다”며 “각 시청과 연계해 우수사례를 뽑아 별도의 시상식을 개최하고 정책에 반영되게 도와주는 등의 서포트가 동반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 전상우 기자 awardwoo@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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