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감독이 지휘하는 화성FC가 K리그2 데뷔전서 성남에 0-2로 완패했다. 올 시즌 K리그2(2부) 14번째 구단으로 프로 무대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화성은 지난 2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치른 하나은행 K리그2 2025 1라운드 성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18분 후이즈, 후반 6분 홍창범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0-2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2013년 창단해 K3리그(3부)에 참여해온 화성이 올해 K리그2에 합류해 치른 프로 첫 경기이자 차 감독의 프로 사령탑 데뷔전으로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는 프로 사령탑으로 첫발을 내딛는 차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전 국가대표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기성용, 김진규, 김주영 등이 경기장을 찾았다.
기성용은 셀틱(스코틀랜드)에서 차두리와 함께 선수 생활을 했고, 국가대표팀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 등을 합작했다. 김진규와 김주영은 FC서울에서 함께 포백으로 호흡을 맞추며 한솥밥을 먹었다. 차두리의 동생인 차세찌 풋웍 대표도 함께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차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첫 승과 첫 승점을 얻지 못했다. 전경준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최하위에 머물며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화성의 프로 첫 승을 거두는 일은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화성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전성진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왼발 발리슛으로 성남의 골문을 열며 선제 득점을 올릴 뻔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루안이 상대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반칙이 선언되며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루안은 경고를 받았다.
실점 위기를 넘긴 성남은 전반 18분, 신재원이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를 파고든 후 오른쪽 측면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후이즈가 골문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에 화성은 실점 후에도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으나, 전반 추가 시간인 51분에 도미닉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성남은 전반을 1-0으로 마친 후, 후반 시작 6분 만에 한 발 더 앞서 나갔다. 이정빈이 오른쪽 페널티 지역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자, 홍창범이 골문 정면으로 쇄도하며 왼발로 마무리하면서 추가골을 터뜨렸다. 홍창범은 K리그1 승격팀 FC안양에서 성남으로 이적한 후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며 팀에 쐐기골을 안겼다.
차 감독은 개막전 패배 후 기자회견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후배, 제자들에게 축하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스포츠조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축하한다. 프로 첫 경기의 심리적인 압박이나 모든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름 좋은 경기를 했다. 축하를 보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제 막 시작인 친구들이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빠른 시일 내에 첫승을 할 수 있을 것같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경기에 대해서도 되돌아봤다. 차 감독은 “긴장을 할 거라 예상하고 섬세한 패스보다는 선 굵게 타깃으로 굵게 굵게 가는 전략을 택했다. 상대가 점유할 때 찬스가 난다는 생각으로, 느슨하게 수비하면 득점력 있는 선수가 있어 안된다고 봤는데 전반 측면에서 찬스가 나오고 실점이 이어졌다”면서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에 대해 계속 애를 쓰고 빌드업 단계서부터 파이널서드까지 운반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줬다. 운에 맡기기보다 공을 주도적으로 차고자 했고 실점 이후에도 나쁘지 않게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을 뺏기면 다시 압박해 빨리 쟁취하기 위한 노력, 프레싱 라인을 앞쪽에 하는 등의 모습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상대에게 부담을 줬다. 그 부분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차 감독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싶지 않았다. 프로에서 진 건 진 것이다. 전경준 감독님께 첫 경기 첫승을 축하드린다. 우리 선수들도 비록 패했지만 축하드린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한편, 차 감독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 준 국대 출신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기) 성용이는 선수 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축구를 보는 관점이 비슷한 결이 많다”면서 “앞으로 축구할 날이 얼마 안 남은 거 같은데 오늘 경기로 많이 배웠을 것”이라며 웃음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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