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25% 자동차 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GM의 ‘한국 철수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도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생산 축소, 공장 폐쇄 등 타격이 우려된다.
24일 미국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우리는 모든 종류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며 “생산라인을 재배치하는 것은 최소 2년에서 최대 4년이 걸리지만 우리는 미국에서 더 큰 성장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벤츠는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C클래스 또는 E클래스에 속하는 모델을 추가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에서는 현재 전기차를 비롯해 GLE, GLE 쿠페, GLS를 생산 중이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벤츠가 2027년 2분기부터 GLC 크로스오버를 미국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벤츠는 현재 60% 수준인 미국 현지 생산 비율을 2027년 70%까지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인 GM 역시 ‘트럼프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한국GM에도 비상이 걸렸다.

GM 폴 제이콥슨 CFO는 최근 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GM은 이미 해외공장의 재고를 30% 이상 줄였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장의 생산을 전환해 관세 효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 정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GM의 한국 생산기지인 한국GM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과거 GM은 해외 생산기지에서 비용이 급증하는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즉시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13년 호주에 이어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2017년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철수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2019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한국GM의 군산공장 문을 닫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수출 비중이 85%에 달하는 한국GM이 관세 부과로 미국 현지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을 경우 GM이 한국사업장의 철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국GM은 연구개발이 생산 분야와 분리됐을뿐더러 현재 미국에 수출되는 2종의 가솔린 차량을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GM에 철수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기아 조지아공장의 총 연간 생산량을 120만대까지 높여 현지 생산 비중을 70% 정도로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모티브뉴스는 “트럼프 관세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며 “유럽 내부에서는 미국산 자동차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현재 10%에서 2.5%까지 낮춰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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