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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소영(29) 씨는 다음달 초 상하이로 해외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김 씨는 여행지를 상하이로 정한 이유에 대해 “부서원 5명 중 벌써 2명이 상하이 여행을 다녀온 뒤 추천했다”면서 “중국 무비자 정책이 올해까지라고 해서 지금 아니면 못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상하이 여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여행을 위해 들이는 비용과 시간이 적어 준비가 간편한 탓에 상하이가 ‘제2의 오사카’라는 말까지 나온다. 상하이는 서울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왕복 항공료도 20~30만 원 선으로 저렴하다.
23일 상하이 문화여유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상하이를 찾은 한국인 여행객은 7만 1085명으로 9월(3만 6174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국가별 여행객 순위에서도 9월 4위에서 12월에는 미국, 일본 등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상하이까지 항공 노선 여객 수는 지난 1월 20만 5081명으로 전년 동월(15만 276명) 대비 36.5% 급증했다.
2030세대 사이에서 상하이 여행 열풍이 부는 데는 중국의 ‘무비자’ 정책 영향이 크다. 전반적인 물가나 숙박비 등 여행 비용이 저렴한 데 비해 비자 발급 비용이 높다는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중국 관광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단체가 아닌 개인으로 중국을 방문하려면 7만 5000원 이상의 비자 발급 비용이 소요되고 최대 열흘 이상 기다려야 했다. 비자 발급 시 가족의 인적사항, 남성의 경우 군복무 이력까지 명시하게 돼 있어 부담을 느끼는 여행객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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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여행객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인 2020년 이전에는 위생과 질서의식 등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발전된 도시 모습과 정비된 여행 인프라에 만족감을 보인다. 최근 일주일간 상하이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김명호(31) 씨는 “백화점과 지하철역이 깔끔하고, 호텔에서는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 주는 등 신기술도 체험했다”고 했다.
한국보다 시차가 불과 1시간 느린 데다가 압도적으로 저렴한 물가 역시 장점이다. 영국·미국·프랑스 등 외국인 통치 특별구인 ‘조계’가 100여 년간 존재했던 역사가 도시 전반에 이색적인 인상을 주는 점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의 조계지였던 와이탄, 상하이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우캉맨션, 한국 독립의 역사 상하이 임시정부 등은 2030세대 여행객들 사이에서 필수 여행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카카오톡, 네이버 등 한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사이트 접속이 안된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는 여행객들도 많다. 비자·마스터 같은 글로벌 신용카드도 거의 통하지 않는다. 위챗 등 중국 플랫폼 기업 중에는 약관에 대놓고 ‘정부에 정보를 제공한다’고 명시해 놓은 곳이 있어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상하이 여행의 인기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계희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다른 국제도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상하이의 장점은 젊은 여행자들에게 큰 메리트”라며 “유로화와 달러 강세 속에서 달러를 사용하지 않아 경제적인 장점이 있어 인기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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