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환경에서 색상 불일치 문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프로젝트 화면과 모니터 화면의 콘트라스트 차이, 인쇄 결과물과 모니터 색상의 차이가 있다.
디지털 환경이 점점 더 정밀해지고 고도화되면서 디자이너 등 창작자들에게 의도한 색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렇다면 좋은 색이란 무엇일까.
19일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2025 컬러&디자인 세미나’에서 색상의 일관성과 컬러 매니지먼트 시스템(CMS)의 중요성을 제시한 벤큐의 발표를 정리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벤큐를 비롯해 글로벌 컬러 산업을 선도하는 팬톤(Pantone)과 어도비(Adobe)가 발표에 나섰고 250여 명의 디자이너 및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컬러 매니지먼트, 선택이 아닌 필수
광학기기에서 보여지는 색상과 인쇄물의 결과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사용하는 색상의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색상 매칭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인쇄에서 사용하는 색상 모델은 CMYK이고 디지털 디스플레이에서는 RGB를 사용한다.
CMYK는 시안(Cyan), 마젠타(Magenta), 옐로(Yellow), 블랙(Key)의 조합으로 색을 표현한다. 반면 RGB는 레드(Red), 그린(Green), 블루(Blue) 빛의 혼합을 통해 색상을 구현한다. 이처럼 두 색상 모델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색을 표현하기 때문에 변환 과정에서 색상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컬러 매니지먼트 시스템(CMS)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CMS는 컬러 입출력 장치 간 색 일관성을 유지하는 시스템으로, 디자이너가 의도한 색상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CMS 구축은 어려운 작업이다. 컬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본 캘리브레이션이 설정된 모니터를 사용하면 인쇄 결과와 보다 유사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시간과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벤큐 컬러 테크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릴리 차이(Lily Tsai)는 “콘텐츠 제작에서 색상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적절한 장비 선택과 정기적인 관리를 통해 제작자가 의도한 정확한 색감을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보고 있는 색상, 과연 당신과 같을까요?’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릴리 차이 연구원은 “같은 이미지를 보더라도 모니터마다 색상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방법으로 캘리브레이션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고가의 모니터를 사용한다고 해서 정확한 색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정기적인 색상 조정을 통해 모든 장치에서 일관된 색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릴리 차이는 컬러 매니지먼트가 단순히 모니터 조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캡처부터 최종 출력까지 전 과정에서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캡처 단계에서는 카메라나 스캐너에서 색상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야 하며, 이미지 처리 과정에서는 모니터에서 색상을 조정하고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색상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이미지 재현 단계에서는 프린터를 이용해 최종 결과물을 출력하며, ICC 프로파일을 활용해 색상을 표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릴리 차이는 벤큐 SW272U와 같은 전문가용 모니터가 정확한 색상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색상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캘리브레이션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릴리 차이는 “컬러 매니지먼트는 디지털 작업 환경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며 정확한 색상을 유지하는 것은 창작, 협업, 리뷰 및 최종 출력에서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큐의 컬러 테크놀로지, 전문가용 모니터를 통해 구현

“디지털 환경에서 컬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하면 디자이너가 의도한 색상을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컬러 불일치로 인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이날 벤큐코리아 마케팅팀 이상현 팀장은 벤큐의 전문가용 모니터 MA, PD, SW 시리즈를 소개하며 각 제품군이 컬러 매니지먼트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벤큐는 색상의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AQ컬러(AQCOLOR)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문가용 모니터를 개발하고 있다. 모든 제품은 출고 전 개별 팩토리 캘리브레이션을 거친다. 글로벌 컬러 전문 업체 팬톤(Pantone)과 칼맨(Calman)을 통해 교차 검증도 받는다. 이를 통해 벤큐 전문가용 모니터는 최소 1.5에서 최대 3.0 이하의 색 표준편차(Delta E)를 보장하며 업계 표준의 정확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PD 시리즈(DesignVue)는 AQ컬러 기술이 적용돼 공장에서 개별 캘리브레이션을 거친 후 출고되며 사용자는 색 보정 리포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SW 시리즈는 PD 시리즈와 유사한 스펙을 가지면서도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을 지원한다. 용지 색상을 모니터에서 시뮬레이션하는 ‘페이퍼 컬러 싱크(Paper Color Sync)’ 기능도 탑재했다. MA 시리즈는 맥(Mac) 환경에서의 색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최적화된 제품으로 맥 컬러 튜닝 기술을 적용했다.
벤큐는 사람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 컬러를 ‘좋은 색’으로 정의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전자종이 모드(E-paper Mode)는 색 표현이 일반 모니터보다 제한적일 수 있지만 눈의 피로를 줄이는 특성 덕분에 ‘좋은 색’으로 평가받는다. 게이밍 모니터 ‘모비우스’ 시리즈는 밝은 화면과 어두운 화면을 모두 선명하게 표현하도록 설계됐다. 이스포츠 전용 ‘조위’ 시리즈는 밝은 계조를 유지하면서도 어두운 부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계조 조절 기술을 적용했다.
벤큐는 디자인 업계에서 정확한 컬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한중일이 동시에 참여하는 공모전은 물론 디자이너 앰배서더를 통해 컬러의 중요성을 확산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상현 팀장은 “컬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하면 디자이너가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벤큐는 앞으로도 컬러 및 디자인 관련 기업, 기관,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정확한 컬러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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