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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탄핵 찬반 집회에 외부인 몰려와… “하필 졸업사진 찍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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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 /김관래 기자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 /김관래 기자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를 하는 건 이해하는데요… 오늘 졸업사진 찍어야 하는데, 교내에서 집회를 하려면 시기를 고려했어야 하지 않나요?”

21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졸업사진을 찍던 박모(26)씨가 한 말이다. 김씨는 인생에 한 번 뿐인 대학교 졸업사진 찍는 날 캠퍼스가 피켓과 정치 구호, 소음, 외부인들로 얼룩진 것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경북대 등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고려대에서도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고려대인들’이라는 단체명을 쓰는 일부 재학생들은 당초 이날 오후 4시 캠퍼스 내 민주광장에 모여 시국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윤석열 퇴진 긴급 고려대 행동’이라는 단체가 한 시간 전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를 열겠다고 했고, 탄핵 반대 집회는 정문 앞으로 장소를 바꿨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열린 탄핵 반대 시국선언. /김정은 기자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열린 탄핵 반대 시국선언. /김정은 기자

이날 오후 3시 민주광장에서 먼저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는 7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국힘당을 해산하라’ ‘계엄옹호 내란동조 고대가 막아내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민주광장 지켜내자” “열사정신 계승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발언을 마치고 오후 3시30분쯤 중앙광장으로 이동해 탄핵 반대 집회 장소 인근에서 시위를 계속했다.

그런데 집회 참가자 70여명 중 40여 명은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중장년이었다. 교내에는 94학번, 99학번 이름이 적힌 현수막도 걸렸다. 여러 대학교 학생들의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외에 ‘조국혁신당’ ‘보건의료단체연합’이라는 깃발도 들었다. 고려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려대에서 조국혁신당이라”라는 댓글이 달렸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딸인 조민씨는 고려대를 졸업했으나 입학이 취소됐다. 학교 측은 조민씨가 대입 당시 제출한 서류를 허위로 판단했다.

재학생 중심이 아닌 것은 탄핵 반대 집회도 마찬가지였다. 시국선언 장소인 정문 앞에서는 유튜버 안정권씨가 대표로 있는 영상 플랫폼 ‘벨라도’가 오후 4시부터 500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연다고 경찰에 미리 신고를 해뒀다. 안씨는 2022년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모욕한 혐의로 구속됐던 인물이다. 이밖에 현장에는 오후 2시쯤부터 유튜버들이 몰려들어 학생들에게 “탄핵에 반대해야 한다”고 외쳤다. 정문 앞에는 외부인 300여 명이 모여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가 학교 정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뉴스1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가 학교 정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시국선언에 참여한 김미강(교육학과 16학번)씨는 “우리 고려대는 항일 투쟁의 총본산이었고 해방 후에는 자유와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그때처럼 좌우 이념을 떠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며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검증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개최된 중앙광장에서는 졸업을 앞둔 고려대 학생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집회 장소 30m쯤 떨어진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한 학생은 “무섭다”고 했다. 유튜버가 “빨XX 죽여라”라고 외치자 졸업사진을 찍던 학생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정문 쪽을 쳐다보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나오던 박모(28)씨는 “고시 공부 중인데 소리가 다 들린다. 시끄러워 집중이 안 돼 학생들이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회 현장 사진이 올라오자 “졸업사진 찍어야 하는데 탄핵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다 가줬으면 한다” “대학생 없는 대학 시위” 등의 댓글이 달았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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