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국내 조선 ‘빅3’인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조선업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3사의 영업이익은 총 2.2조원에 달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 등 한미 조선업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업계 전반의 전망과 사별 현황을 몇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방산을 떼내고 친환경·고부가를 선택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기회와 위험을 함께 안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4년 11월 방위산업 부문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빅딜’을 단행했다. 그 뒤 삼성중공업은 군함 등 특수선 없는 조선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미 해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 등 미국발 훈풍에 비켜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폴란드 등 유럽 나라들이 새 군함 건조를 발주하는 등 글로벌 특수선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방산에서 잃은 기회비용이 더욱 커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리면서 LNG 운반선 건조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부문에 경쟁력을 갖춘 삼성중공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선박연료공급업과 선박용 천연가스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선박 대 선박으로 급유하는 LNG 벙커링 사업을 시작한 것도 조선 3사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가장 먼저다.
1척당 가격이 2~4조원에 이를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FLNG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그나마 경쟁 상대로 꼽혔던 중국 저우산후이성해양공정유한공사(일명 위슨조선소)가 러시아 LNG 프로젝트에 협력했단 이유로 지난 1월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게 돼 삼성중공업의 입지가 더욱 넓어졌다.
이 회사는 또 친환경·고효율 선박을 실현하기 위해 컨테이너선의 공기저항을 줄이고 높은 파도로부터 화물을 보호하는 ‘세이버 윈드캡’이란 장치를 개발했다. 공기흐름을 분산해 최대 6%까지 연비를 높인 이 장치는 현재 41척의 컨테이너선과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8일 이를 탑재한 1만5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신규 건조해 인도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또 지난해 7월 HMM, 파나시아, 한국선급과 함께 ‘선박용 이산화탄소 포집·액화·저장설비’(OCCS)를 개발해 본격 실증에 들어갔다. 이는 선박 운항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액화해 재활용하는 탄소 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대의 OCCS를 탑재하고 실증하고 있다“며 ”차별화한 친환경 성과와 경쟁력에 주력하고 있다“고 「뉴스프리존」에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조9031억원의 매출에 502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럼에도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계약을 해지해 일으킨 손실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함에 따라 연간 31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FLNG 건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매출 10조5000억원에 영업이익 6300억원을 실적 전망치로 정했다.
이에 머물지 않고 삼성중공업은 ‘포스트 LNG’ 시대에 대응하려고 암모니아 해상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체 밸류체인 설루션 제공을 위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기술 벤처회사인 ‘아모지’(암모니아와 에너지의 합성어)와 암모니아를 이용한 차세대 추진 기술 개발 협력 협약을 맺고 전략적 투자를 했다. 대형 선박에 최적화된 차세대 암모니아 파워팩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사내에 전한 새해 메시지를 통해 “세상에 없던 제품, 친환경·디지털 설루션으로의 기술 진화만이 우리의 유일한 기회“라며 “삼성중공업은 탄소중립 기술의 고도화를 선도해 시장이 원하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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