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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리거’ 주종혁이 울자, 김혜수와 정성일까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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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에서 강기호를 연기한 주종혁.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트리거’에서 강기호를 연기한 주종혁.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주)종혁이 참~ 잘해요. 현장에서 좋은 연기를 계속해서 찾아가더라고요. 옆에서 큰 도움을 받았어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 인터뷰차 만난 배우 정성일은 주종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취재진을 향해 상체를 쭉 내밀며 칭찬을 이어갔다.  

주종혁과 정성일 그리고 김혜수가 주연한 ‘트리거'(극본 김기량·연출 유선동)는 세상을 위협하는 범죄자들을 상대하는 방송국 시사교양국 탐사보도 프로그램 제작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주종혁은 팀의 실력은 탁월하지만 스펙이 부족해 조연출에 머물고 있는 강기호를 연기했다. 긍정적인 모습과 넘치는 열정으로 팀의 활력소를 자처하지만 계약직이라는 불안한 미래와 차가운 현실 앞에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타협하는 인물이다. 주종혁은 재기 발랄한 매력과 일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진중한 강기호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트리거’가 막을 내린 19일 만난 주종혁은 강기호에 대해 “비정규직이라는 서러움이 있지만 그 모습을 감추고 좋은 에너지로 팀에 활력을 준다”며 “매력적이었지만 어렵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나 여기서 3년 동안 집에를 못 가”라고 고충을 토로하는 대사처럼 주종혁은 제작진의 사무실에 늘 상주하는 조연출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부스스한 느낌을 주려고 헤어 펌도 해봤어요. 결국 고데기의 도움을 받았지만 만질수록 머리카락이 부푸는 느낌을 만들려고 했죠. 면도도 잘 안 했어요. (기호가)연출이 된 이후에는 변화를 주려고 면도를 했는데 제 얼굴이 까무잡잡해서 그런지 잘 안 보이더라고요.(웃음) 촬영 중반 즈음 얼굴이 정말 거뭇거뭇한 날이 있었는데, 그냥 찍기도 했어요. 흡사 몸이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진짜 기호의 모습인 거 같아서 만족했죠. 어딘가 찌들어 있는 느낌이요.”

● 주종혁이 김혜수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이유 

강기호는 팀을 이끄는 오소룡(김혜수) 팀장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은 인물이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계약직으로 연출의 기회를 얻지만, 처음 연출한 방송에서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제시한 경영진과 타협해 중요한 인터뷰 장면을 삭제한다. 주종혁은 비겁한 선택을 했다는 이유로 오소룡에게 질책을 받으면서도 “후회 안한다”며 눈물 흘리는 강기호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토해냈다.

주종혁은 이 장면을 찍으면서 “연기가 아니라 정말 무서웠고, 손발이 떨리기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소룡 팀장이 ‘강기호 어딨어’라고 말하면서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순간 바들바들 떨렸다. 리허설 때부터 주체가 안 될 정도로 울기도 했다. 정말 서러웠다”고 말했다.

“저를 바라보는 팀장님의 눈빛에서 실망과 원망을 읽었어요. 소룡 팀장은 기호가 좋아하고 믿고 따르는 사람이잖아요. 진짜 감정이 오더라고요. 6, 7번 정도 찍었는데 매번 새로 찍는 느낌을 받았죠. 촬영이 끝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김)혜수 선배님에게 ‘이런 느낌은 처음이고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죠.”

강기호 역할의 주종혁. 사진제공=디즈니+
강기호 역할의 주종혁. 사진제공=디즈니+

실제 촬영 현장에서 해당 장면을 연기하는 주종혁을 곁에서 본 김혜수와 정성일도 눈물을 흘렸다. 유선동 PD도 주종혁에게 “너에게 원한 모습”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종혁은 강기호가 그토록 정규직이 되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 “기호에게 우선순위는 결혼이었고, 정규직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고 대변했다. 기호는 함께 일하는 작가 하모니카(김소라)와 비밀 연애를 했지만 기호의 비겁한 선택으로 결국 이별했다.

“저희 아버지가 ‘트리거’를 계속 보는데 특히 기호와 하모니카가 헤어지는 장면을 볼 때마다 우세요. 저는 ‘진짜 내 얘기가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들어하시냐’고 물어봤죠. 하하! 기호가 슬퍼하는 장면이 와닿으셨던 것 같아요.”

● “권모술수 애칭? 안 없어질 것 같아요”

2015년 단편영화 ‘몽마’로 데뷔한 뒤 독립영화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은 주종혁은 2022년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신입 변호사 권민우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극중 권민우는 직장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 욕망 때문에 얄미운 언행과 행동을 했고 이에 주종혁은 ‘권모술수’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후 주종혁은 영화 ‘만분의 일초’와 ‘한국이 싫어서’를 통해 스크린에서도 활약했지만, 여전히 권모술수라는 애칭이 그를 따라다닌다.

주종혁은 “권모술수는 안 없어질 것 같다”면서 “지하철을 타도, 버스를 타도 사람들은 저를 ‘권모술수다!’라고 부른다. 그러면 저는 ‘맞습니다’하고 인사한다”고 웃었다. 이어 “늘 감사하다. 지금은 새로운 별명을 얻어야겠다는 욕심도 없다. 시간이 지나고, 여러 작품들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넘어가지 않을까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말대로 현재 ‘여러 작품’들이 그의 앞에 대기하고 있다. ‘트리거’ 이후 주종혁은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에서 전지현 강동원 등과 호흡한다. 드라마 ‘컨피던스 맨 KR'(가제)도 있다.  

“강기호와 180도 다른 느낌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작품 안에서 다채롭게 바뀌는 역할도 있고요. 새로운 모습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이 신선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는 마음입니다.”

주종혁.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주종혁.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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