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신풍제약 오너일가 2세 장원준 전 대표가 불미스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은 와중에 중대한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까지 드러났다. 이에 따라 본인의 사법리스크와 신풍제약의 오너리스크가 더욱 가중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비자금 조성 이어 미공개 내부정보 활용 주식거래 적발
신풍제약 오너일가 2세 장원준 전 대표가 또 다시 불미스런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2일 제3차 정례회의를 통해 장원준 전 대표와 신풍제약의 지주회사인 송암사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를 의결했다. 중대한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혼란이 초래됐을 당시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자 치료제 개발에 착수하면서 큰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7,000원을 넘지 않았던 주가가 2020년 20만원을 훌쩍 넘겼을 정도다.
이번 검찰 고발로 이어진 주식거래는 이러한 흐름 속에 2021년 4월 단행됐다. 당시 신풍제약 최대주주인 송암사는 지분 2.66%에 해당하는 200만주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8만4,016원이었으며, 이를 통해 1,680억원 가량을 거머쥐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주가가 오르기 전과 비교해 1,5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송암사는 장원준 전 대표가 72.91%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은 100%에 달한다. 즉, 송암사가 신풍제약 주식 매도로 얻은 이익은 고스란히 장원준 전 대표에게 향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주식 처분은 당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와중에 이뤄진 최대주주의 주식 처분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풍제약 주가는 크게 하락했고, 오너일가의 ‘한탕주의’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특히 이에 앞서 2020년 9월엔 신풍제약이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과제 투자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내세워 대규모 자사주 처분을 단행한 바 있어 논란은 더욱 컸다.

문제는 이 같은 주식 매도가 이뤄진 시기다. 신풍제약은 당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 중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었다. 그 결과는 2021년 7월 공식 발표됐다. 실패였다. 임상 2상 결과 주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증선위는 장원준 전 대표가 임상 2상 실패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송암사의 주식 매도를 단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통해 369억원의 손실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풍제약 측은 송암사의 주식 매도가 이뤄진 시점엔 임상 2상 결과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며, 이를 금융당국에도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소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증선위는 ‘괘씸죄’를 강조했다. 신풍제약의 실소유주인 장원준 전 대표가 미리 알게 된 신약개발 임상결과 관련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함으로써 거액의 손실을 회피해 자본시장의 질서와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하는 코스피 상장사 실소유주가 오히려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내부정보로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사안이 엄중해 수사기관 고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09년 30대의 젊은 나이에 신풍제약 대표 자리에 올랐던 장원준 전 대표는 2011년 리베이트 및 분식회계로 큰 파문을 일으켜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임 권고 조치를 받고 대표 자리를 내려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신풍제약 실소유주로서 경영에 개입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2021년 들어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결국 2022년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1심과 2심에서 잇달아 징역 2년 6개월과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특히 지난해 9월 내려진 2심에선 법정구속된 바 있다.
이어 미공개 내부정보 활용 주식거래 혐의로 금융당국 차원의 검찰 고발 조치가 내려지면서 장원준 전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추가하며 불미스런 행보를 거듭하게 됐다. 이와 함께 신풍제약 역시 잇단 오너리스크로 제약사로서 중요한 대외 신뢰가 또 다시 크게 흔들리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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