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지난해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 40% 방어에 성공했다. 알뜰폰(MVNO) 성장으로 가입자 이탈이 지속됐음에도 5G 경쟁력을 앞세워 마지노선을 지켜냈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폐지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판도 변화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의 휴대폰 회선수는 2273만6110명으로 전체 회선의 40.4%를 차지했다. 전년과 비교해 0.5%포인트(p) 줄었다.
이는 사물인터넷(IoT)과 인바운드 로밍, 내부회선 등을 제외한 순수 고객용 휴대폰 회선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무선서비스 통계에서 이동통신 분류 기준을 변경했다. 기타회선을 포함한 SK텔레콤 점유율은 40.5%, IoT·태블릿까지 포함하면 35.9%에 그친다.
분류기준 변경 이후 SK텔레콤의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40%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다. 다만 2021년 42.9%에서 2022년 41.9%, 2023년 40.9%, 지난해 40.4%로 꾸준히 내림세다. 지금과 같은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SK텔레콤의 점유율 마지노선도 깨질 수 있다.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알뜰폰이다. 지난해 알뜰폰 이용 고객은 950만명으로 전년보다 77만명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16.9%까지 1.4%p 늘며 SK텔레콤으로부터 상당수를 흡수했다. 알뜰폰 성장으로 KT와 LG유플러스의 휴대폰 시장 점유율도 각각 0.6%p, 0.2%p 줄었다.
SK텔레콤이 점유율 40%를 간신히 지킬 수 있던 것은 5G 가입자 덕분이다. SK텔레콤 휴대폰 가입자의 74%는 5G 고객이며, 국내 5G 전체 회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4%로 압도적이다.
SKT는 올해 점유율 40% 유지를 위한 네트워크 투자와 새 먹거리인 인공지능(AI) 투자 균형을 맞추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변수는 단통법 폐지다. 그동안 이통 3사는 보조금 규제 속에 마케팅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며 기존 지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7월부터 보조금 상한이 폐지되면 자유로운 가입자 유치 경쟁이 가능해진다.
통신사들은 단통법 폐지 이후에도 출혈경쟁을 자제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쟁사로 이탈하는 이용자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경우 시장 점유율에 유의미한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최고 품질 서비스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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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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