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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폭탄’보다 강력한 中 ‘광물 방패’… “트럼프가 오히려 조급”

서울경제 조회수  

美 ‘관세 폭탄’보다 강력한 中 ‘광물 방패’… “트럼프가 오히려 조급”
美 ‘관세 폭탄’보다 강력한 中 ‘광물 방패’… “트럼프가 오히려 조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측과 J D 밴스 부통령 등 미국 측이 14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대가로 매장 희토류 소유권 50%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 국제사회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요구를 하는 배경에 세계 광물 공급을 독점한 중국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희토류 등 희귀 광물이 반도체부터 군용 장비 제작에 이르기까지 필수가 됐지만 중국이 공급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무리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광물 확보를 위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에까지 손을 뻗었다”고 논평했다.

17일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중요 광물 50개 가운데 미국이 사용량 50% 이상을 외국에서 들여온 광물 개수는 절반이 넘는 28개로 나타났다. 텅스텐·희토류·흑연 등 12개는 전량을 수입했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필수로 들어가는 광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 셈이다. 반면 중국은 흑연의 경우 세계 생산량의 80%, 갈륨은 전량에 가까운 99%를 자국에서 생산한다. USGS는 “중국은 미국에 꼭 필요한 광물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며 “연방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광물 확보) 투자에도 큰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美 ‘관세 폭탄’보다 강력한 中 ‘광물 방패’… “트럼프가 오히려 조급”
美 ‘관세 폭탄’보다 강력한 中 ‘광물 방패’… “트럼프가 오히려 조급”

미중 간 ‘광물 비대칭’은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 공세에 광물 수출통제라는 방패를 집어 든 이유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상무부는 이달 초 미국이 중국산 상품 전체에 기존 관세율(15~30%)에 추가로 10%를 얹는 조치를 내리자 즉각 텅스텐·비스무트·텔루륨·인듐·몰리브덴 등 광물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았다. 광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아픈 곳을 골라서 때린 것이다. 중국은 전임인 조 바이든 정부가 자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에 나섰을 때도 갈륨·게르마늄 등의 수출에 제한을 걸며 맞대응에 나선 바 있다. SCMP는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다양한 대응 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중국이 광물 공급은 물론 광물 가공 기술이 미국에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요 광물을 가공하는 기술을 보유한 중국 엔지니어들의 출국에 대해 중국 당국의 감시가 강화됐다. FT는 “미국이 자국이 보유한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이 자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았던 것과 비슷한 방식을 중국이 차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배경에서 광물 확보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 협상과 군사 지원을 명목으로 우크라이나에까지 손을 뻗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광물 생산량이 1억 770만 톤(2023년)으로 세계에서 24번째로 많은 광물이 매장돼 있다. 유럽연합(EU)의 핵심 광물 34개 가운데 22개가 우크라이나에 매장돼 있을 정도로 매장량 역시 풍부하다. 트럼프의 광물 조급증은 취임도 하기 전인 지난해 말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데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린란드는 석유가스는 물론 반도체 필수 광물인 희토류를 풍부하게 보유한 천연자원의 보고다.

텔레그래프는 미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50개 광물 중 약 37개를 그린란드에서 채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 세계 희토류를 장악한 중국이 수출제한을 무기로 휘두르는 상황에서 그린란드를 손에 넣고 싶은 트럼프의 욕구가 커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CMP는 “미국이 카자흐스탄 등 매장량이 풍부한 중앙아시아와도 광물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접촉에 나설 것”이라며 “그러나 당분간 중국의 독점적 지배력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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