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별세 소식에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또 한 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비통한 마음으로 길원옥 할머님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할머님의 용기와 실천을 이어받아 역사의 진실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더욱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길 할머니는 전날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총 240명으로 그중 7명이 생존해 있다. 90~95세가 2명, 96세 이상은 5명, 평균연령은 95.7세다.
길 할머니는 1928년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길 할머니는 13살이던 1940년 “만주에 가면 공장에 취직하여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 만주의 위안소에 끌려가 입에 담을 수 없는 일들을 겪었다.
1년 뒤 성병을 얻어 귀국했으나 가난한 집안 살림을 도우려 1942년 중국에 갔다가 허베이성 위안소에 다시 동원됐다.
길 할머니는 18살 때 해방을 맞이했다. 1946년 인천항으로 돌아온 길 할머니는 집으로 가기 위해 충남 천안 등에서 돈을 벌었으나 남북 분단으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길 할머니는 1998년 10월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다.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진상을 국내외에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2003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 거주하며 매주 수요시위에 참여했다.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다. 호주, 캐나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세계 각지를 돌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를 알리고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길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국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셨던 분”이라고 애도했다.
이어 “또 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떠나보내게 되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생전에 많은 풍파를 겪으셨던 만큼 평안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길원옥 할머니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험난한 세월, 고통 속에서도 역사적 진실을 국내외에 알리시는데 평생을 바치셨다”고 추모했다.
아울러 “그 숭고한 희생과 용기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할머님의 뜻을 이어, 역사적 진실을 바로 세우고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일에 늘 함께 노력하겠다. 고인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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