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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푸틴의 ‘아우루스’ 정치

데일리안 조회수  

김정은, 푸틴에게 아우루스 선물 받은 최초 지도자

차번호, ‘7.27.1953’…북한 주장하는 ‘전승절’

북·러 밀월 지속…무기·탄약 확보 등 김정은 필요

중·한 관계 개선으로 김정은 우회적 압박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한 러시아산 최고급 리무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한 러시아산 최고급 리무진

김정은과 푸틴이 자동차 정치를 한다. 자동차 더하기 번호판이다.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러·북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자신의 전용차인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을 자랑할 겸 김정은과 함께 승차했다. 그리고 선물을 약속했다.

당시 러시아 타스 통신은 김정은이 푸틴으로부터 아우루스를 선물로 받은 최초의 지도자라 보도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정은은 2024년 2월 18일 아우루스를 손에 쥐었다.

‘아우루스(Aurus)’,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며 그 최고급 사양이 세나트 리무진이다. Aurus는 금을 뜻하는 라틴어 ‘Aurum’과 ‘Russia’의 합성어로 금빛 찬란한 러시아란 의미다.

차량 설계와 제작에 124억 루블(약 1958억원)이나 투입된 무게가 7t에 달하는 장갑차다. 화학무기나 폭탄 등 외부 공격은 물론이고 수중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민수용으로도 판매되며 옵션에 따라 약 6억∼12억원이라는데, 푸틴 전용차에는 당연히 특수 장비가 장착되어 훨씬 더 비쌀 것이다.

이런 차를 푸틴이 김정은에게 최초로 선물한 것이다. 그만큼 김정은을 각별히, 자신과 김정은의 안전을 동격으로 여긴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당연히 주관객은 미국과 중국, 특히 지도자였을 것이다.

푸틴의 김정은 챙기기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2024년 6월 18~19일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에게 아우루스를 또 한 대 선물했다고 6월 19일 러시아 타스 통신이 크렘린궁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이 직접 운전대를 잡아 시운전을 보였고, 이어 김정은도 운전석에 앉아 서로의 유대를 과시했다. 이 장면이 전 세계에 방송되었고, 북한의 가장 중요한 대외 선전·화보집 ‘조선(DPRK)’ 2024년 7월호는 이를 상세히 보도했다.

이후 김정은은 공식 행사에 아우루스만 탄다. 이전 의전 차량 벤츠 최고급인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 이용은 2024년 2월 8일 건군절 76돌을 맞아 김정은이 김주애와 함께 국방성을 축하 방문했을 때가 마지막이었다.

ⓒAP=연합뉴스, 데일리안DB
ⓒAP=연합뉴스, 데일리안DB

‘조선(DPRK)’에 실린 중요 행사 몇 개를 적자면, 9월 6일 오진우 포병종합군관학교 시찰,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9주년을 맞아 당 중앙간부학교에서 거행된 기념공연과 기념연회, 12월 31일 밤에 열린 2025년 새해경축공연에 아우루스로 식장에 나타났다. 그리고 며칠 전 2월 8일 국방성에서 열린 건군 77돌 행사에서도 아우루스를 타고 등장했다.

두 사람의 자동차 정치는 붙인 번호판에 더 힘을 주었다. 김정은이 ‘애마’에 붙인 차번호가 ‘7.27.1953’, 즉 북한이 주장하는 ‘전승절’이다.

해를 뒤에 적는 서양식으로 하면 ‘27.7.1953’이 되어야 하지만, 북한에서 ‘칠이칠’(7.27)은 승리와 동의어다. “미국 놈이 바친 항복서를 밟고 지나온 광장, 동무여 힘차게 힘차게 힘차게 지축을 울리며 나가자, 승리 승리 승리의 칠이칠, 더높이 떨치자 위대한 조선의 승리를”이란 ‘7.27행진곡’이 보여주듯이 김씨 일가 정통성, 권력세습 정당성의 핵심이 전쟁 승리고 그날이 7.27이다. ‘27.7’로 쓸 수가 없다.

러시아의 제왕 푸틴이 선물한 자동차에 ‘칠이칠’을 박은 것은 6.25 전쟁 승리를 러시아와 함께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김정은의 화답이다. 돈독한 북·러 관계를 과시하려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에 던지는 불만 표시로 봐야 한다.

중국은 항미원조지원군을 보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국내외에 선전했고 교육하고 자부하고 있다. 단동에 있는 ‘항미원조기념관’에 있는 전시된 셀 수 없이 많은 전쟁 사진들 가운데 김일성 사진은 겨우 두세 장뿐이다. 중국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며 승리했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러시아산 아우루스에 정확히 명기된 7.27은 시진핑에 대한 ‘소리 없는 삿대질’이다.

김정은과 푸틴의 상호 방문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서 선전·선동문구 ‘불패의 조중 친선’은 ‘불패의 조로 친선’으로 대치되었다. 북한과 피로 맺은, 관계 불패의 친선 관계라는 중국의 입장이 무색해졌다.

아우루스는 움직이는 정치 선전판이다. 김정은, 7.27을 타고 다니며 “김정은은 곧 승리다”, “푸틴과 함께하면 승리다”를 과시하면서, 시진핑 그리고 트럼프에 메시지를 보낸다. 시진핑에 좀 더 과감하게 자신을 지원하고 뒷받침해 줄 것을, 트럼프에게는 푸틴이 든든하게 받치는 뒷배가 있는 자신을 함부로 상대해서는 안 될 것임을 말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에 대한 트럼프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전쟁이 끝난다 해도 당분간 북·러 밀월은 지속될 것이다. 언제든지 전투가 재개될 수 있고, 푸틴은 무기·탄약 확보·저장을 위해 그리고 전후 복구를 위한 인력 투입에 김정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정은과 시진핑의 행보가 주목된다. 먼저 시진핑이 움직였다. 격화되는 대 트럼프 전선에 김정은 전선마저 악화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단 우리 국회의장을 만나 중·한 관계 개선과 방한 의지를 표명해 김정은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자 한다.

김정은은 트럼프에 집중하는 형세다. 북한 매체가 미국을 때려도 트럼프 이름을 거명하지 않는다.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중재안으로 ‘현 전선 인정’, ‘우크라이나 NATO 불가입’이 입에 오르내려 푸틴의 입을 벌리게 한다. 김정은도 기대를 가질 만하다.

김정은이 아우루스만 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13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은 새로 장만한 벤츠의 최고급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자랑하며 직접 운전석에 앉았다. 그만큼 북·러 관계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음을 내외에 보여준 것임과 동시에 아우루스는 국가원수급 전용임을 보여 푸틴에 경의를 표한 것이다.

ⓒ

글/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전 통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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