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각)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 한복판. 애플스토어에서 도보 2분 거리, 파르코(PARCO) 백화점에서 도보 1분 거리에는 ‘라인 프렌즈 스퀘어 시부야’가 있었다. IPX(옛 라인프렌즈)는 지난해 6월 ‘라인 프렌즈 스퀘어 시부야’를 오픈하면서 아티스트와 각종 작품의 팬이 모이는 ‘광장’이 되길 바랬다. 일본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한 남성은 “라인 프렌즈 스퀘어가 시부야 한복판에 세워졌을 때 감동을 느꼈다”라며 “한국 문화가 일본에서 주류로 넘어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인기 웹툰인 ‘입학용병’ 팝업 스토어가 지난 7일 ‘라인 프렌즈 스퀘어 시부야’에서 문을 열었다.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입학용병’ 팝업스토어는 처음으로 일본 현지에서 운영하는 공식 팝업 행사다. 네이버웹툰은 캐릭터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에 전문성 가진 IPX(옛 라인프렌즈)와 협력해 일본 시장의 장악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 누적 조회수 15억회 넘은 인기작… ”공간 연출에 심혈 기울여”
‘입학용병’은 8살 때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유일하게 생존, 용병이 된 ‘유이진’과 전투 조직 ‘넘버즈’의 이야기를 다뤘다. 입학용병은 2023년과 2024년 라인망가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연재 시작 2년 만에 라인망가 누적 조회수 4억회 돌파했고, 2023년에는 월 거래액 1억엔 돌파하며 같은 해 라인망가 단일 작품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글로벌 누적 조회 수는 15억회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뿐 아니라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프랑스어 등 총 10개 언어로 번역됐다.
지하 1층에 있는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도 유이진이 용병 시절 받았던 훈련과 겪었던 전투 현장을 재현하기 위해 우거진 정글 모양으로 꾸며졌다.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에 앞서 행사를 위해 특별 제작된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벽 4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을 통해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제작된 입학용병을 관람할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에는 100종이 넘는 굿즈가 전시됐다. 작화를 맡은 락현 작가가 팝업에 전시하기 위해 그린 캐릭터들이 한쪽 벽을 꽉 채웠다. ‘넘버즈’ 용병들의 실제 키를 재현한 등신대도 볼 수 있었다. 다나카 타이키 라인프렌즈 프로덕트 매니저는 “팬들이 계단, 영상을 통해 입학용병 세계관에 몰입하고 쇼핑공간까지 연결되는 형태”라며 “공간 연출에 힘을 기울였다”라고 설명했다.
팝업 스토어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랜덤 캔배지’다. 캐릭터들의 그림이 그려진 배지인데, 포장이 불투명해 개봉 전까지는 알 수 없다. 타이키 매니저는 “일본에서는 랜덤 상품이 엄청난 유행”이라며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올 때까지 계속 구매하는 형태로 팬심을 드러난다”라고 했다. 그는 주인공이 자주 입는 운동복이나 학생증을 재현한 ‘레플리카(Replica)’ 제품도 인기가 많다고 했다.
아사미 타마미(29)씨는 “계단에서 내려오면서 작품을 잘 재현한 모습에 감탄했다”라며 “일본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의 팬인데, 비슷한 느낌이라 팝업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 일본 점유율 높이는 라인망가… “다른 작품 팝업도 고려”
네이버웹툰은 일본 서비스 라인망가를 통해 현지 장악력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라인망가와 카카오픽코마의 ‘픽코마’가 웹툰 시장을 이끌고 있다. 독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픽코마 인지도가 더 높지만, 라인망가는 일본 스튜디오 운영과 마케팅 등 현지화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모바일 앱 조사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라인망가는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전체 앱 마켓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타이키 매니저는 “입학용병으로 오는 25일까지 5000만엔(4억7802만원)의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라며 “이는 인기 있는 한국 아이돌 팝업의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학용병 팝업 결과에 따라 다른 작품 행사도 기획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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