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탄핵안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방통위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179/image-3bf9d080-df10-4475-9afd-c0b42237bff9.jpeg)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복귀하면서 다시 MBC와 네이버를 정조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23일 탄핵이 기각돼 방통위로 곧장 복귀한 이진숙 위원장은 기자들 앞에서 “헌법재판소도 2인 체제의 적법성을 인정했다”고 밝히며 2인 체제 운영을 지속할 것을 시사했다.
방통위는 12일 이진숙 위원장 복귀 후 첫 대면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2인 체제 방통위가 지난해 12월 허가가 만료된 MBC, KBS 등 146개 지상파방송사에 대한 재허가 심사를 강행할지 주목된다. 방송사들은 일찌감치 자료제출을 끝냈고 지난해 11월 심사위원회를 구성했어야 하지만 지난해 8월2일 이 위원장이 탄핵 소추돼 김태규 부위원장 홀로 남은 1인 방통위가 되자 심사에 제동이 걸렸다. 방통위 관계자는 11일 미디어오늘에 “재허가 심사위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 구성 후 심사 및 의결에 한 달 가량 걸린다.
![▲정리=금준경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179/image-23dadcaa-3ef2-4c4b-8b22-df3a90a48d6b.jpeg)
![▲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왼쪽)과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179/image-a7484de4-5386-4cda-8188-512d24f8674f.jpeg)
MBC는 이미 타깃이 됐다. 지난해 1월31일 김홍일 위원장 체제의 방통위는 MBC UHD방송 재허가 조건으로 “2024년 MBC DTV 등의 재허가 신청시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공정성 객관성 확보 및 대내외 법적 소송 등 법률 관련 분쟁 관리 등 준법통제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및 개선방안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부과했다. UHD방송을 재허가하면서 본방송 채널의 공정성 강화를 위한 개선책을 주문한 건 전례가 없어 MBC 재허가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됐다. MBC 관계자는 11일 미디어오늘에 “공정성 관련해서 MBC를 불편하게 할 생각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7월31일 새 방문진 이사로 선임됐다가 직무정지된 여권 이사 6명이 자진사퇴하고, 이진숙 위원장이 새롭게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의 수도 있다. 방문진 구도가 여권 추천 몫 다수로 변경되면, MBC 사장 교체 등 지배구조 변경 시도까지 가능해진다. 이진숙 위원장이 과거 MBC 기획홍보본부장 재직 시절 시도하려고 했던 MBC 민영화 추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지난해 7월31일 취임 당일,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은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진 임명을 강행했다. 이후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8월26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박선아 이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방문진 차기 이사 6명 임명 처분 집행 정지신청을 인용했고, 항고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와 대법원 판단만 남은 상황이다.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연합뉴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179/image-00c5a75c-0fb1-48ab-a7d1-d7e40d05adbb.jpeg)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11일 미디어오늘에 “헌재는 탄핵의 사유가 되느냐 판단을 한 거고 4:4로 갈린 것이지 2인 체제 합법을 결정한 게 아니다. 2인 체제 위법성 판단은 법원에서 하고 있다”며 “그동안 방통위가 윤석열 정권 방송장악의 첨병 노릇을 해왔다.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진숙 위원장이 방송장악이나 언론탄압과 관련해 어떤 행동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이 위원장이 어떤 행위를 할지 모르겠지만, 윤 정권의 언론탄압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방통위가 2년 가까이 진행한 네이버 사실조사 결과발표도 앞두고 있다. 국민의힘이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이 편향됐다는 주장을 한 가운데 이동관 위원장 체제의 방통위는 2023년 9월25일 네이버의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을 확인하기 위해 사실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통상 사실조사는 법 위반 가능성이 높을 때 실시한다. 방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대 과징금 부과, 형사고발 등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네이버 뉴스 서비스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으로 인식돼 방통위가 조사에 나선 전례가 없다.
네이버 사실조사는 최근까지 계속됐고, 방통위는 지속적으로 추가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가 사실조사까지 나선 만큼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 제재 처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여당과 방통위 차원의 포털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5일 김태규 직무대행이 첫 현장 방문 장소로 네이버를 고른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포털이 뉴스를 넘어 게이트키핑 역할을 해 여론 형성과 언론 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계속된다”며 포털 뉴스를 정조준했다. 앞서 지난해 8월19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네이버 본사를 찾아 “좌편향 가짜뉴스 진지라는 평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뉴스 편향성을 없애야 한다”고 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해 9월5일 네이버 사옥에 방문해 현장방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방통위 제공](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179/image-83fcd683-3ff5-43c1-8dcd-d995db143cfb.jpeg)
김태규 직무대행은 지난달 14일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휘)와 김장겸 의원이 주최한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관련 세미나에서 “포털이 게이트키핑 역할을 하면서 여론이 왜곡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포털이 언론사 입점과 퇴출을 평가하는 기준과 절차 등이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포털 압박 발언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는 운영이 멈춘 제평위 방향성에 대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제평위 산하에 지역언론 등을 위한 다양성TF를 두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2일 카카오가 다음(Daum)의 언론 신규 입점을 재개했는데, 지역언론을 대상으로 우선 심사를 진행해 오는 3월 중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다음의 입점 심사 결과가 나온 후, 제평위 방향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가 뉴스제휴에 문제를 삼아온 만큼 이와 관련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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