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국내에서도 ‘청소년 계정(Teen Accounts)’을 선보인다. 청소년 계정은 만 14세 이상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에게 적용되는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계정이다. 청소년에게는 안전한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고, 부모에게는 자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입됐다.
인스타그램은 11일 서울 강남구 센터필드에서 청소년 계정 출시 기념 미디어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날 브리핑엔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청소년 계정을 소개했다.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은 영어권 국가에는 지난해 9월 출시됐고, 한국은 1월 중순부터 적용돼 올해 6월 말까지 전체 계정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모세리 CEO는 10대 청소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청소년 계정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청소년 계정은 ▲계정 공개 범위 ▲연락 가능 대상 ▲표시되는 콘텐츠 ▲시간 관리 등에서 한층 강화된 설정값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계정 상태가 비공개로 설정된다. 청소년에게 연락을 보낼 수 있는 사람도 제한된다. 청소년 계정은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이나 연락을 주고받은 적 있는 사람에게만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태그, 언급, 콘텐츠 리믹스 등의 상호교류도 청소년이 팔로우하는 계정으로 제한된다. 민감한 콘텐츠 관리도 가장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청소년 계정은 검색 결과와 탐색 탭, 릴스, 피드의 추천 콘텐츠에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콘텐츠가 덜 보이도록 자동 설정된다.
아울러 청소년의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시간을 관리하기 위한 기능도 제공된다. 하루 60분 이상 앱을 이용하면 앱을 닫으라는 알림이 표시되며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사용 제한 모드가 자동 설정된다. 이 시간 동안에는 알림이 꺼지고 DM에 자동 답장이 전송되며 앱을 닫으라는 알림이 표시된다. 제한 시간에 도달했을 때 앱을 차단할지는 부모가 결정할 수 있다.
만 17세 미만의 청소년은 안전 설정의 보호 강도를 낮추려면 부모님 또는 보호자의 허락이 필요하다. 만 17~18세 청소년은 부모님 또는 보호자가 계정을 관리 감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러한 설정을 직접 변경할 수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보호 조치는 연령대별로 더욱 세분화된 앱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청소년을 보호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모세리 CEO는 설명했다.
부모는 자녀 계정 관리를 앱 내 ‘가족센터’ 대시보드에서 할 수 있다. 부모가 계정 공개 범위, 콘텐츠 설정, 이용 시간 관리 등 항목을 클릭해 조정하면 된다. 이곳에서 부모는 자녀의 채팅 계정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자녀가 팔로우하는 계정과 자녀를 팔로우하는 계정, 자녀가 차단한 계정과 설정 변경 사항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콘텐츠를 자녀 계정에 적게 노출되도록 설정하거나 자녀가 팔로우하지 않는 계정으로부터 메시지 수신이나 태그, 언급, 콘텐츠 리믹스를 차단할 수 있다.
다만 자녀의 채팅 내용과 검색 기록, 자녀에게 추천되는 게시물은 확인할 수 없다. 자녀 대신 콘텐츠를 게시하거나 계정을 삭제하고 비밀번호를 재설정할 수도 없다. 자녀와 맞팔로우돼있지 않으면 비공개 계정인 자녀의 게시물을 볼 수 없다.
인스타그램은 청소년들이 연령 인증을 우회하는 것을 막고 청소년 계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스타그램은 가입 시 생년월일 인증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가입단계에서 나이를 속이는 경우 청소년 계정으로 가입하지 않고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슬기 메타 대외정책팀 이사는 “청소년들이 가짜 생년월일을 입력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청소년이 성인 정보로 허위 입력하거나 성인이 청소년으로 변경할 경우 의심계정을 인공지능(AI)로 추적한 후 셀카, 동영상, 신분증을 요청해 정확한 나이를 파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모세리 CEO는 구글과 애플 등 OS 단계에서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스타그램도 노력하겠지만 청소년이 우회하고자 하는 경우 OS나 휴대전화 등 디바이스 단계에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OS는 가입할 때 생년월일을 입력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나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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